유산 후 임신시도는 언제쯤이 적절할까요? [대전산후조리 유앤그린한의원]

유산은 제2삼분기 중반(재태 주수 24주차)까지 임신을 유지하지 못해 
태아의 사망 및 배출이 일어나는 상황으로 정의합니다. 
임상적으로 약 15~20%의 임신이 유산으로 종결되는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만 
임신여성의 연령에 따라 다양한 편차를 보여
20대 초반 여성집단의 경우 10%의 위험율을 보이는 데 비해 40대 초반 여성 집단에서는 51%로 큰 격차를 보입니다.


전체 유산의 90%를 차지하는 임신 제 1삼분기의 유산은 
모체에 특별한 질환이나 생식 건강상의 문제 없이도 일어날 수 있는 일과적 오류 - 염색체 이수성이나 변형
- 인 경우가 대부분입니다. 
어떤 이유이건 유산을 경험하는 과정은 여성의 심신 건강에 적지않은 부담을 주고
차후 임신을 준비하는 과정에서 부부에게 많은 고민을 안깁니다. 


뜻밖의 좌절을 반복하는 건 아닐지, 무언가 더 준비하고 노력한 다음에 ... 좀더 천천히 시도하는게 낫지 않을지
여러모로 조심스럽고 신중해지기 마련이죠.




q1



앞으로 이어지는 두편의 글을 통해 유산의 아픔을 딛고 새로운 희망을 준비하고 계시는 부부들께서 
가장 궁금해 하실만한 주제를 이야기해보고자합니다.


'유산 후 임신 시도는 언제쯤이 적절할까요? 





q2



2005년 개정된 WHO 가이드라인에 따르면 
유산 후 임신을 시도하기에 앞서 최소 6개월 이상 시간을 둘 것을 권고하고 있습니다. 
이러한 가이드라인의 근거가 된 논문은 25만 여명의 라틴 아메리카 여성을 대상으로 진행된 
대단위 후향 연구 한 편이었습니다. 
아구델로 박사 연구팀에 따르면 과거에 유산 경험을 가진 여성이 차후 임신을 시도하는 기간이 짧을 경우, 
산전, 산후에 다양한 부정적 예후(저출생체중아, 조산, 조기양막파열 등)를 가질 수 있다는 결과를 보고하였습니다. 
(유산후 2개월 이내, 3~5개월 임신 집단을 18~23개월 후 임신 집단과 비교) 


비록 단일 연구지만 조사대상 수가 워낙 많았다는 점에서 비교적 보편성을 확보했고, 
기존의 연구들이 주로 (생아)분만 후 차후 임신 간격에 따른 모자건강의 예후를 따지는데 집중되다보니 
본 논문이 WHO 가이드라인에 참고삼을 만한 유일한 근거자료가 된 셈입니다. 




q3



그러나 본 연구가 가진 한계는 결코 간과될 수 없는 사실들을 포함합니다. 
연구대상을 선정함에 있어 자연 유산을 겪은 여성과 인공중절을 겪은 여성을 구분하지 않았다는 점이 가장 큰 문제인데요.
이는 라틴아메리카 국가들이 종교상의 금기와 법률적 제한으로 인공중절을 인정하지 않고 있다는 특수한 배경 때문입니다.
이러한 문제는 (인공유산을 경험한) 라틴계 여성들이 위생적이고 안전한 중절술을 받을 수 어려웠을 것이며, 
그로 인해 부정적인 단기 예후가 일부 나타날 수 있을 것이라는 일리있는 비판을 제기하게 했지요.


이 논문을 기점으로, 유산 후 보다 건강한 임신을 기대할 수 있는 적절한 임신 시점에 대한 연구들이 
꾸준히 진행되기 시작했고, 2010년 이후 제출된 논문들에서 비교적 일관된 결과들이 나타났습니다. 

WHO 가이드라인과는 상당히 다른 결과로 말이지요.


https://www.hkn24.com/news/articleView.html?idxno=150948


http://www.medical-tribune.co.kr/news/articleView.html?idxno=43058

q4
q5



대표적인 연구로는 미국 산부인과학회지에 2015년 발표된 Schisterman 박사 연구진의 논문이 있습니다.  





q6



연구진은 유산 후 임신간격이 산전, 산후의 예후에 미치는 영향을 알아보기 위해 
최근 유산을 겪은 후 임신을 이룬 18-40세의 여성 677명을 대상으로 조사를 진행했습니다.
이들 여성들은 애초에 임신 기간 중 저용량 아스피린 요법의 유효성 검증을 위해 모집되었으며
과거에 1~2명의 생아출산, 2번 이하의 유산 과거력이 있고
정상적인 생리주기(21일~42일 사이)를 가지며  난임요건이나 치료경험이 없는 경우로 제한되었습니다. 
모든 여성들은 19주 미만의 유산 경험이 있었으며 평균 재태기간은 8.6±2.8 주였고 
유산 이후 재차 임신을 하고자하는 적극적인 의지를 가지고 있었습니다. 


연구진들은 유산 후 임신이 된 시점의 단위(IPI)는 3개월 간격으로 분류하였고, (0-3,>3-6,>6-9,>9-12, 12개월 이상)
임신 중, 산후의 모자건강의 평가하기 위한 다양한 기준 (착상실패, 임상적유산율, 임신중 합병증,생아출산율 등)을 
각각의 IPI 집단별로 조사하였습니다. 


조사 결과 677명 여성 중 2.7% 는 유산후 1개월 이내에, 33.2%는 3개월 이내에, 
나머지 65.7%의 여성들은 6개월 이내에 임신에 성공하였습니다. 
평균 IPI는 4.3개월이었고(통계적 지표인 사분위범위로 보면 2.6-7.4개월) 조사집단 전체의 생아출산률은 76.5%였습니다.





q7



연구의 타이틀에 명시된 '매우 짧은 유산후 임신간격'의 기준인 IPI 3개월 이하 그룹과 
3개월 이상인 그룹의 생아출산율은 각각 80.4%(181/225) , 74.6% (337/452)였습니다. 
IPI 집단별 생아출산율을 좀더 자세히 살펴보면 0-3개월의 IPI그룹이 가장 높았고(80.4%), 
가장 낮은 그룹은 65%의 출산율을 보인 12개월 이상의 IPI 집단이었습니다.


가장 보편적인 인구집단수를 포함한 IPI 3-6개월그룹과 나머지 그룹간의 의미있는 생아 출생율 차이는 없었습니다.




q7



자간전증, 임신성 당뇨, 조산의 위험율 또한 IPI 3개월 전 후 집단간에 의미있는 차이를 보이지 않았으며 
연령, 체질량지수, 지난 유산당시의 재태주수 등의 다양한 영향요소를 보정한 후에도 
예후 차이는 나타나지 않았습니다. 





q8



이러한 결과는 유산 후 일정시간 피임을 권장하는 기존의 견해를 반박하는 근거로 볼 수 있습니다.
특히 비슷한 시기에 보고된 연구들이 대체로 IPI 6개월을 기준으로 임신 예후를 보고한 데 비해
본 연구는 3개월 미만의 유산 후 임신까지 다루었고, 
조사 대상 임산부들의 산전, 산후 예후를 밀착 관찰하였다는 점에서 결과의 신뢰성이 큽니다. 





q9



본 연구에 앞서 발표된 이집트 연구진의 논문에서는
IPI의 증가와 부정적 예후의 상관성이 보다 두드러지게 확인되었습니다. 
첫 임신을 재태주수 14주 이내의 자연 유산으로 종결지은 4619명의 여성에 대한 후향적 코호트연구로서,  
IPI 6개월 이내의 여성집단 (그룹A, 2422명)과 12개월 이후 집단 (그룹B 2197명)의 산전, 산후 예후를 비교하였습니다. 


결과적으로 자연유산 이후 6개월 이내에 임신을 한 여성들은 IPI 12 개월 이상 집단에 비해 
보다 긍정적인 예후를 보이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q10



IPI 6개월 이내의 여성(그룹A)은 유산의 재발, 절박유산, 자궁외 임신 , 사산 등을 겪을 상대적 위험이 낮게 나타났고, 
그 결과 생아출산율이 의미있게 높았습니다. 





q11



두 그룹간 산과적 문제와 임신 중재 상의 위험을 분석한 결과에서도 의미있는 차이는 일관되게 확인됩니다. 
A그룹은 B그룹보다 유도분만, 제왕절개 등 분만과정에서 어려움을 겪을 확률이 의미있게 낮은 것으로 확인되었습니다. 




q12



출산전후의 합병증의 유병률을 비교한 경우에도 
조산과 저체중아 출산, 사산율 등의 부정적 결과가 그룹 B에서 두드러짐을 알수 있습니다. 




q13



이외에도 첫 임신을 자연유산으로 종결지은 스코틀랜드 여성들의 후속 임신 예후를 관찰한 연구에서도 
유사한 결과가 확인되었습니다. 
유산 후 임신 간격이 24개월 이상인 집단은 24개월 미만인 집단보다 조산의 위험율이 높았고,
IPI 6개월을 기준으로 기간이 늘어날 수록 생아출산율은 꾸준히 감소하는 경향을 보였습니다. 


앞서 소개해드린 Wong 박사 등의 연구에서는 IPI가 임신 중 합병증에 의미있는 영향을 미치지 수준으로 나타난데 비해 
이들 연구에서는 일정한 상관성이 확인된 배경에는 연구 대상 규모차이도 일부 작용하였을 것으로 여겨집니다. 


요컨대 부인과적 병력이나 난임 요인이 없이, 유산을 한 두차례 경험한 여성은
WHO 가이드라인에 따라 6개월간의 유산 후 피임을 준수하기보다 
유산 후 심신건강 회복이 적절히 이루어졌다 (임신에 대한 부부의 적극적 의지와 심신 건강 상태에 대한 의학적 판단을 근거로) 판단되는 시점부터 
적극적인 임신 시도를 하는 편이 좋다는 결론입니다. 




q14




이와 같은 연구 결과들을 설명하는 기전은 어디까지나 추정단계에 머무르는 현실입니다.
유산 후 가까운 시점에 임신을 이룬 여성일수록 동기부여가 큰 만큼 건강관리에 보다 적극적인 노력을 기울였을 것이라는 추정,
IPI가 늘어날수록 앞선 임신과정에서 조성되었던 생식에 우호적인 환경 및 기능이 소진되었을 것이라는 가설, 
나아가 잠재적 난임요인이 IPI가 늘어나는 과정에서 부정적인 생식예후를 야기할 것이라는 추측 등이 제시되었을 뿐이죠.

참고로, 이러한 연구 결과는 앞서 소개해드렸던 
정상적인 분만 후 충분한 터울을 두는 것이 건강한 후속 임신에 도움이 된다는 사실과는 
조금 구분하셔서 이해하실 필요가 있겠습니다. 
만삭 임신과 모유 수유를 치뤄내는 과정에서 감퇴된 모체의 영양상태와 생식환경을 회복시키는 시간은 
보다 길고 여유있는 조리가 요구되니까요. 

http://blog.naver.com/greenmiz/220474093684

q15




q16 q19




위에 소개해드린 일련의 결과를 토대로 
2015년 미국 산부인과학회에서 일반인 정보제공을 목적으로 발행한 
<여성건강에 관련된 잦은 질문들>에서는 유산후 임신 시도를 재개할 시점에 대해 
'특정 피임기간을 둘 의학적 이유는 없다'고 밝히고 있습니다. 


유산 후 얼마되지 않아 뜻밖의 임신을 확인하고 반가움에 앞선 걱정을 키울수밖에 없는 산모들에게
이러한 연구결과들이 작지만 든든한 지지와 위로가 될 수 있을 것입니다.




q17



한편, 이런 의문도 당연히 제기될 수 있겠지요.
그렇다면, 유산 후 조리 과정이 굳이 필요할까?
유산 후 임신을 가능한 일찍 하는게 좋다면 한달이라도 아껴서 임신을 준비해야하는 것 아닌가?


오늘 저희가 살펴본 논문들에 참여한 연구대상 여성들은 1~2회의 자연유산을 겪었지만
부인과적, 산과적 건강상의 문제, 난임요인을 가지지 않았다는 점을 기억하실 필요가 있겠습니다. 
유산 과정에서 발생하는 심신 스트레스와 병리현상을 자가개선할 수 있는 여건을 비교적 원만히 갖춘 경우라 볼 수 있지요.


잦은 유산(자연/인공) 과거력이 있거나 난임요인을 가진 경우 
이와 같은 일반론적 접근을 적용하는 것이 언제나 권장할 만하다고 보긴 어렵겠습니다. 
실제 유산 후 조리차 저희 진료실을 찾아주시는 적지않은 부부들이 이런 경우에 해당되시기도 하구요.


이어지는 포스팅에서 유산 후 조리의 필요성에 대한 이야기를 좀더 이어나가겠습니다.  





q18
<참고문헌>
1. WHO MPS/ RHR. Report of a WHO Technical Consultation on Birth Spacing © World Health Organization, 2006
2. Wong et al. The effect of a very short interpregnancy interval and pregnancy outcomes following a previous pregnancy loss. 
MARCH 2015. American Journal of Obstetrics & Gynecology. 
3. El Behery et al. Reproductive performance in the next pregnancy for nulliparous women with history of first trimester spontaneous abortion.
Arch Gynecol Obstet (2013) 288:939–944
4. http://www.acog.org/Patients/FAQs/Early-Pregnancy-Loss


By |2016년 3월 28일| 나눔정보 , 임신과 출산
목록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