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궁내막증이 만드는 다양하고 복잡한 문제를 바라보는 관점 – 환자의 ‘고통’과 의사의 ‘증상’ [대전 자궁내막증 유앤그린여성한의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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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자와 의사의 면담, 진료에 앞서 이루어지는 설문이나 평가지를 통해 확인되는 통증에 대한 정보는
질병의 조기진단과 치료계획 수립에 유용한 근거가 됩니다.

현재 자궁내막증 여성의 육체적, 심적 고통 및 삶의 질을 평가하는 설문지로는
EHP-30과 그 간이형태인 EHP-5, B&B score 등이 있습니다.
각각의 설문방식이 질환의 진단에 도움이 되는 특징적인 정보를 제공하는데 장점을 가지고 있습니다만,
여전히 진단 효율 및 변별력에 대한 아쉬움이 존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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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궁내막증 여성의 증상과 삶의 질을 평가하는 설문지인 EHP-30의 일부

 

의료진이 제공하는 설문과 면담과정에서 사용되는 묘사나 용어가 다분히 의사들이 인지하는 문제들로 구성되므로,
환자가 표현하고픈 상세한 증상을 담기엔 부족하고, 의미의 범주 또한 의사-환자간에 차이가 생길 수 밖에 없는거죠.

물론, 진단이 설문과 문진(면담)만으로 결정되는 것은 아니지만,
통증 양상에 대한 상세한 정보수집은 수술을 비롯한 침습적 치료를 염두하는 여성들,
특히 심부침윤자궁내막증이 의심되는 상황에서 치료자 – 환자 모두의 의사결정에 중요한 단서를 줍니다.

의사들은 제한된 시간 내에 필요한 정보를 얻어내는 효율에 집중하고, 환자들은 주치의에 대한 신뢰
(선생님께서 어련히 다 아시는 문제겠지,이런저런 시시콜콜한 이야기들까지 하는 건 좀 민망하기도 하고…알아서 해주실 거야! 등)나
진료과정 자체에 대한 긴장감으로 충분한 소통의 제한을 겪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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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 진료실을 나서면서야 ‘아 이런 증상에 대해 이야기를 못드렸네! 이런 증상도 자궁내막증 때문에 생기는 건가?
하는 궁금증이 뒷따르는 경우도 있으실 거구요.
그린미즈 여러분도 꾸준한 치료과정에서 문득 떠오른 부수적인 문제에 대해 문의를 주시는 과정에서,
이런점도 자궁내막증과 상관성이 있는 문제였구나, 새롭게 알게되시는 경우가 많으셨을 겁니다.

질환 양상을 보다 구체적이면서 전반적인 범주로 다룰 수 있는 면담 방식 및 언어 활용에 대한 노력이
지속적으로 이루어져야하는 이유가 여기에 있습니다.
그리고 이러한 개선에는 의료진과 환자 모두의 소통의지와 적극적인 이해와 참여동기가 필수적이기에,
오늘 여러분과 함께 이야기를 나눠보고 싶습니다.

자궁내막증 치료에 대한 구체적이고 실전적인 이야기에서 다소 빗겨난 주제같지만,
뜻밖의 정보를 얻는 기회가 될 수도 있을거라 기대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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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소개해드리는 논문은 프랑스의 산부인과 의사이 2013년에 생식의학지에 발표한 연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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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궁내막증을 진단받고, 통증때문에 수술을 계획하고 있는 여성들을 대상으로
자궁내막증의 다양한 타입과 병소(난소 자궁내막증, 심부자궁내막증, 표층 자궁내막증 등, 5개 이상의 병소가 확인되는 경우)
별 면담대상자 41명을 선택, 분류하였습니다.
면담은 10분 이내로, 여성들이 느끼는 불편감과 통증에 관한 총체적인 묘사와 구술을 녹취하는 형식으로 진행되었습니다.
여성들의 평균 연령은 33세 였고, 전체 여성 중 33명이 다양한 부위(장, 방광, 난소 등)의
심부침윤자궁내막증을 진단받은 상태였습니다.

의료진을 대상으로한 면담 조사에는, 자궁내막증 치료 경험과 연구실적이 풍부한 산부인과 의사 9명이 참여하였습니다.
그들이 임상현장에서 자궁내막증 여성들을 진료하며 인지하는 증상 및 환자의 삶의 질을 제한하는
요소 전반을 동일한 형식으로 구술하였습니다.

양 집단의 구술에 사용된 표현 및 묘사내용을 비교 분석한 결과,
자궁내막증의 증상에 관해 총 47가지의 소재가 언급되었고, 주제는 크게 5가지로 나눌 수 있었습니다.

(i) 극심한 골반통과 월경곤란증,
(ii) 성교통
(iii) 소화기계통 증상
(iv) 방광 증상
(v) 기타

의사와 환자가 함께 지적한 문제 및 표현은 30건이었습니다.
남은 문제들은 의사나 환자 한쪽에게만 파악된 사항으로, 12건은 환자에게만 구술된 증상,
나머지 3건은 의사들만 언급한 증상이었습니다.

의료진들은 환자가 느끼는 일반적인 증상에 대한 인지가 있었지만, 세부적인 표현을 놓치는 경향이 있었습니다.
특히 골반통과 월경곤란증 항목에서 이러한 관점차가 두드러지게 나타났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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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 중증의 골반통과 월경곤란증 (20종)

여성들은 자궁내막증에 의한 복통과 일상생활 중 불편감을 ‘감당하기 힘든’,
‘극심한’, ‘견딜수 없는’, ‘지치게만드는’ 등의 표현을 설명하였습니다.
통증은 월경과 밀접한 연관을 보였고, 여성들은 골반통과 월경통(곤란증) 사이 뚜렷한 구분을 두지 않았습니다.
대부분의 여성들이 생리기간동안 심한 골반통을 호소했으며
일부 여성들은 출혈이 끝난 후에도 통증이 유지된다고 보고했습니다.
골반통의 세부 위치는 난소부위, 편측에 국한된 통증, 허리로 이어지는 통증, 항문통 등 다양한 분포를 보였습니다.

전문가 집단 또한 대부부의 표현상을 언급했지만, 골반통과 월경곤란증을 구분지어 설명하였고
통증을 묘사하는 언어 구사의 폭에 차이를 보였습니다.
이는, 전문가들이 이러한 증상에 대한 인식이 없다고 보기보다, 주관적인 경험에 뒷받침된 수식어를 자제하고
병증의 특성을 나누는데 주의를 둔 결과로 볼 수 있을것입니다.

(i) 성교통 (5종)

‘극심하고’ ‘예리한’ ‘ ‘타는 듯한’ 통증이 성교 과정에서 유발되었고, 체위에 따라 심해지기도 한다는 보고가 있었습니다.
상당수의 여성들이 이러한 통증 때문에 성관계를 의도적으로 피하는 것을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

의료진들은 성교통에 관한 구술에 있어서도 상대적으로 제한된 표현을 사용하였습니다.
여성들이 통증의 구체적인 양상을 설명하는 수식어를 풍부하게 활용한 반면,
전문가들이 선호하는 ‘삽입’이나 ‘관통’ 등의 표현은 언급되지 않았습니다.

(i) 소화기 계통의 문제 (8종)

여성들은 변의를 느끼는 시점부터 배변 과정에 이르기 까지 ‘장이 경련을 일으키는 듯한’, ‘예리한’, ‘격렬한’ 통증을 보고했고
주로 생리기간에 두드러지게 이러한 증상을 경험했습니다.
항문통증으로 이러한 문제를 언급하는 여성도 있었고, 일부 여성은 오심이나 구토, 변비나 설사를 겪기도 했습니다.
소화기계통의 문제는 자궁내막증 병소의 위치에 상관 없이 보편적으로 나타났습니다.
다만, 본 조사에 참여한 여성들이 자궁의 후방 – 직장에 연접하는 부위에 심부침윤자궁내막증 병소를 가진 경우가 많았다는 점은 결과를 공정하게 해석하는데 참작되어야할 요소입니다.
실제로, 생리주기에 따른 호르몬 영향을 받는 자궁내막병소가 질과 직장에 퍼져 있을 경우,
미세출혈과 염증을 일으키며 생리기간동안 배변통을 유발할 것으로 추정하는 가설도 있습니다.

그러나 본 연구진들은 자궁내막증에 수반되는 소화기계통 문제가 병소의 위치에 무관하게 나타날수 있다고 주장하엿습니다.

(i) 방광요로계의 증상 (6종)

방광요로계 증상은 뇨의 급박(소변을 자주 급하게 보는 증상)과 방광의 통각과민으로 나뉠 수 있습니다.
뇨의 급박은 통증이 반드시 수반되는 것은 아니며, 월경기간 외에도 지속 되기도 했습니다.
방광의 통증 및 배뇨통은 소변이 채워지거나 배뇨과정에서 유발되는 양상을 보였습니다.

방광요로계 증상들은 방광을 비롯한 자궁 전방에 위치한 조직에 자궁내막증병소를 가진 여성들에게 보다 빈번히,
일상 중 가장 힘든 문제로 언급되었습니다. 실제로 이러한 연관성은 기존의 연구들에서도 상응하는 결과를 보여주었습니다.
그러나 마찬가지로, 방광 자궁내막증이 없는 여성에서도 이러한 불편감을 호소하는 여성들이 있었기에
증상을 설명할 수 있는 별도의 기전이 존재할 것으로 추정됩니다.

 

 

 

(i) 기타 증상 (3종)

여성들은 통증으로 인해 업무나 일상에 제한을 경험함은 물론, 애정관계의 유지에 어려움을 겪는 등
심신상의 고충을 호소했습니다.
이러한 경험은 여성들에게 피로감과 탈진감, 소모되는 느낌 등으로 표현되었지만, 우울감을 언급한 경우는 없었습니다.
또한 의료진이 기타 증상으로 언급한 기흉이나 좌골신경통 등도 부수증상으로 보고한 여성은 없었습니다.
자궁내막증의 합병증으로 기흉이 나타나기도 합니다만 비교적 드문 경우에 해당하므로
소규모집단을 대상으로한 이번 연구에서 이러한 문제를 언급하는 여성이 없을 것으로 이해할 수 있겠습니다.

골반통 주제에서 여성들이 다리나 엉치로 이어지는 통증을 호소한데 비해 전문가집단은 좌골신경통을 언급한 것도
의학지식 유무에 따른 용어 선택의 차이가 일부 작용한 것으로 볼 수 있습니다.

연구진들은 고찰에서 분명히 뚜렷한 통증이 있는데 해당 부위에 자궁내막증 병소가 없는 경우를
어떻게 설명해야할까에 관해 나름의 해석을 제시하였습니다. 저희가 일전에 소개해드리는 ‘감작’이라는 기전인데요
(자세한 개념설명은 분량상 생략하겠습니다).
일정한 감각에 노출되는 시간이 길어질수록 둔해지는 것이 일반적이지만 통증은 예외라는 점.
오히려 통각신경의 수용와 전달과정이 변질되어 보다 예민한 감수성을 가질 수 있고,
심지어 자극이 없을 때 조차 통각을 느낄 수 있는 현상을 의미합니다.
또한, 동일한 병소를 가진 여성들이 서로 일치되지 않는,
복잡다양한 통증 양상을 묘사하는 이유도 이러한 관점에서 설명될 수 있습니다.
유해자극이 뇌로 전달되는 과정이 장기적으로 강하게 지속될 경우,
중추의 통각 수용 및 인지에 관련된 세포들의 기능과 구조에 변질이 일어나게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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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궁내막증은 왜 극심한 통증을 불러 일으키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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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제로 자궁내막증이나 간질성 방광염을 가진 동물을 대상으로 한 실험에서도
만성골반통과 과민성 대장증후군이 관찰되었고, 골반강의 장기 간의 상호작용이 통증 전달과정에 영향을 주어
실제병소에서 동떨어진 부위에서도 통각을 유발할 수 있다는 사실을 보여주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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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리하자면,

1. 자궁내막증은 각종 객관적 검사와 진찰 과정에서 얻어진 정보들을 토대만으로 설명되기에는 종종 부족한,
드러난 문제와 증상이 반드시 일치하지 않기도하는 복잡한 질환이다.

2. 따라서, 자궁내막증을 겪는 여성들이 증상을 설명하는데 사용하는 표현이나
통증에 관한 구체적인 묘사방식을 충분히 청취하는 것은 전인적인 치료와 진단에 유용하다.
아쉽게도 의료인들은 객관적이고 효율적인 정보 수집에 집중하는 과정에서 이러한 섬세함을 놓치는 경우가 많다.
다양한 표현의 가능성을 살리지 못한 설문이나,
제한된 언어를 사용한 닫힌 질문이 반복되는 면담은 진단의 정교함을 기대하기 어려워진다.
보다 효율적인 진단과 치료계획 수립에 도움이 될 수 있는 설문 및 면담 방식을 만들어나가는데
환자와 의사 모두 적극적인 의지와 관심이 필요하다.

이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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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주 교과서적이고, 기나긴 내용에 비해 김 새는 느낌이 들 정도의 당연한 이야기가 되버렸다 싶습니다만,

자궁내막증을 겪은 이래 스스로도 설명하기 힘들고, 유난스러워 보일까 누군가에게 이해해달라고 이야기 하기도 힘든
수많은 증상들을 견디고 있는 여러분들께,
이러한 고통이 그저 내가 유난스럽게 엄살스러운 것도 아니고,
굳이 말할 필요도 없는 사소한 문제라고 애써 눌러두거나
궁금함을 참으시지 않으셨으면 하는 바람을 담아 긴 말씀을 드렸습니다.

여러분 스스로 몸과 마음의 아픔을 사소하게 넘기지도, 부끄럽게 여기지 않고 분명한 언어로 풀어내는 시간도
치료의 소중한 과정이 될 수 있습니다. 늘 기억해주세요.

By |2015년 12월 21일| 나눔정보 , 자궁질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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