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낭성난소증후군이 폐경기 여성의 내분비건강에 미치는 영향 [대전 유앤그린 여성한의원]
다낭성난소증후군(PCOS : polycystic ovary syndrome)은
월경불순, 고안드로겐혈증, 다수의 미성숙 난포를 가진 난소를 주된 표현상으로 가지며
가임력을 가진 여성층에서 가장 흔히 나타나는 내분비 질환입니다.
이 질환을 겪는 일부 여성들은 비만이나 2형 당뇨를 비롯한 대사증후군을 보이기도 합니다.
https://blog.naver.com/greenmiz/220363231136
고안드로겐혈증은 PCOS의 주된 병리로서
무배란, 난임, 체지방 분포의 변질, 이상지질혈증, 인슐린저항성 증가를 유발하는 직접적인 인자로 작용합니다.
인슐린저항성은 역으로 고안드로겐혈증을 가중시키는 작용을 하며
탄수화물과 지질 대사의 저하와 함께 다양한 염증관련 마커의 상승을 유발하여 심혈관계 건강에 위협을 줄 수 있습니다.
특히, 다양한 호르몬과 대사기능의 변화가 나타나는 폐경을 기점으로 에스트로겐은 급격히 감소하는 데 비해
안드로겐은 비슷하거나 오히려 증가하는 경향을 보입니다.
PCOS로 인한 만성적인 고인슐린혈증과 고안드로겐혈증을 겪어온 여성들에게는 이러한 변화가 보다 현격히 나타나며,
보다 큰 영향을 미칠 것이라는 점을 추측할 수 있습니다.
이처럼 현재까지 알려진 사실들을 근거로 최근 다낭성 난소증후군을 겪는
중년기 이후 여성들의 심혈관계 질환 발생위험률에 관한 연구들이 활발하게 이루어지고 있습니다.
이미지출처 : https://www.bpac.org.nz/BPJ/2008/April/polycystic.aspx
다낭성난소증후군이 내분비계에 미치는 영향을 도해한 일러스트
다낭성난소증후군에 관련한 유전적 소인은 뇌하수체 난소축의 내분비기능 실조를 일으킴은 물론 전신 조직의 인슐린저항성을 높여
내당능장애를 유발합니다. 이러한 영향은 인과관계의 악순환을 반복하며 중년기 여성의 심혈관계에 악영향을 미칠 수 있습니다.
오늘 소개해드릴 논문은 다낭성난소증후군이 폐경기 여성의 내분비건강에 미치는 영향이라는 주제로
핀란드의 연구진들이 임상내분비대사학회지에 발표한 연구입니다.
연구진들은 다낭성난소증후군을 진단받은 여성으로서 폐경이 임박하거나 이미 폐경을 겪은 여성들과
건강한 29명의 폐경기전후 여성을 비교집단으로 설정하여 내분비기능과 만성 염증 여부를 평가하는
각종 임상검사를 진행하였습니다.
PCOS 집단과 대조군의 시간대별 경구당부하 검사결과와 그에 따른 혈중 인슐린 농도 비교
PCOS 집단(폐경 전,후)은 대조군에 비해 당섭취에 따른 혈당상승이 빠르게 일어나고, 상대적으로 오랜시간
혈당상승이 유지되는 것을 확인할 수 있으며, 인슐린 분비량과 유지시간 또한 비슷한 양상으로 관찰됨을 알 수 있습니다.
이는 다낭성난소증후군 여성집단에서 내당능저하가 보편적으로 관찰됨을 보여주는 결과로 해석할 수 있습니다.
(검은동그라미 : 다낭성난소증후군을 겪는 폐경후집단, 검은 네모: 다낭성난소증후군을 겪는 폐경전집단,
하얀동그라미: 대조군 폐경후집단, 하얀네모: 대조군 폐경전집단)
경구당부하 검사, 난소스테로이드분비량, hs-CRP 등을 지표로 삼아 양 집단간이 차이를 관찰한 결과
PCOS 집단의 인슐린 저항성과 안드로겐분비 증가가 상대적으로 현저히 관찰되었고,
폐경 후 PCOS 집단 여성에서 hs-CRP를 비롯한 염증관련 물질 농도 증가가 의미있게 관찰되었습니다.
* hs-CRP (고감도 C반응성 단백질)
고감도 C-반응성 단백질 검사는 최근 심혈관계질환의 예측인자로 각광받는 지표 중 하나입니다.
CRP는 간단히 말해 혈액의 염증 반응 정도를 나타내며 감기같은 가벼운 질환은 물론
관절염, 폐렴, 종양 등이 생겨도 수치가 변할 수 있습니다.
고감도 CRP는 C 반응성단백질의 아주 미묘한 변화를 측정하는 것으로 동맥경화가 진행될 때
동반되는 미세한 염증을 감지하는데 도움이 됩니다.
미국심장학회(AHA)와 미국 질병통제센터(CDC)는 심혈관계질환 위험도 평가와
예후를 추정하는 첫 번째 검사로 hs-CRP를 추천하고 있습니다.
(hs-CRP 검사 결과 1㎎/L 미만 시 저위험, 1~3㎎/L 위험, 3㎎/L 초과 시 고위험군)
다낭성난소증후군이 가진 질환 특성상,
대조군에 비해 여성들의 비만도가 두드러지는 점이 결과에 편견을 주는 것을 방지하기 위해
연구진들은 체질량지수가 미치는 영향에 대한 통계상 보정을 시행하였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다낭성난소증후군 여성집단의 인슐린 농도와 식후 2시간 인슐린감수성 지표가
여전히 의미있게 높았습니다.
(실험집단 수집과정에서 애초에 확인된 사실에 따르면, 다양한 결격사유로 연구대상에서 배제된 여성들의 건강 정보를 살펴보아도
내당능이상, 당뇨병을 진단받은 여성의 비율이 다낭성난소증후군 집단에 보다 집중되었습니다)
인슐린저항성을 보여주는 HOMA IR (좌). 인슐린 감수성을 반영하는 마츠다지수(우)
HOMA IR 의 경우 폐경 전,후 PCOS 집단(검은 막대) 모두에서 증가된 결과를
마츠다지수의 경우 폐경 전,후 대조군(하얀막대) 집단에서 증가된 결과를 보여줍니다.
혈중 안드로겐(안드로스테네디온) 농도의 비교
대조군(하얀막대)는 폐경 전후에 의미있는 농도차를 보이는 반면,
PCOS 집단(검은막대)은 폐경 여부에 상관없이 일정농도를 유지하고,
대조군(하얀막대)에 비해 높은 혈중농도로 나타남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
테스토스테론의 혈중농도는 양 집단간에 차이를 보이지 않았으나,
PCOS 집단에서 성호르몬 결합글로불린 농도가 감소되고 유리 안드로겐 지표값(free androgen index)이 높게 나타났습니다.
에스트라디올의 경우 폐경전 pcos 집단이 대조군에 비해 상승된 경향을 보이는 반면,
폐경 후 pcos 집단의 에스트라디올 농도는 급감하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이러한 차이 역시 체질량지수의 영향을 보정한 후에도 의미있게 유지되었습니다)
에스트라디올 대비 안드로겐 농도 또한 PCOS 집단에서 상대적으로 높게 관찰되는 경향이 폐경 여부에 상관없이 나타났고
에스트라디올 대비 테스토스테론 농도의 경우 폐경 전 양집단에서 비등한 수준으로 관찰되던 것이
오히려 폐경 후 PCOS 집단에서 늘어나는 결과를 보였습니다.
이처럼 고안드로겐혈증, 에스트라디올 분비양상 급변, 성호르몬 결합 글로불린(sex-hormone-binding globulin) 감소가
뚜렷할수록 심장 내 침착된 지방량이 증가하는 경향이 있고,
폐경기 여성의 2형 당뇨병 발병율과 심장병 위험율을 높인다는 사실이 최근 알려지기도 했습니다.
https://www.monews.co.kr/news/articleView.html?idxno=85000
요컨대, 본 연구를 통해 다낭성 난소 증후군이 중장년층 여성의 내분비, 심혈관계 기능장애에
악영향을 미치는 독립적인 인자로 작용할 수 있다는 다양한 근거를 확인한 셈입니다.
다낭성난소증후군이 만드는 젊은 여성층의 표면적인 문제들 - 무배란, 월경부조에 따른 난임과 비만 등 에 비해
중장년기 여성의 건강에 미치는 악영향에 대한 관심은 상대적으로 많이 부족한 현실에서
이번 연구 결과가 주는 메시지는 상당히 주목할만합니다.
다낭성 난소증후군을 생식계통에 국한된 문제로 인식하기보다
생애 후반의 건강을 유지하는 근간이 되는 심혈관계통에 잠재적 위험을 키우는 만성 질환으로 재인식하고,
여성 스스로 장기적인 섭생과 치료적 관리의 필요성을 자각하는 과정이 필요하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