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리통이 생기는 원인과 통증 양상의 차이 [대전 생리통 유앤그린여성한의원]
# 8. 월경통의 발생 기전
이제 통증의 메커니즘에 대해 조금 더 자세하게 살펴보도록 하겠습니다.
황체가 자연스럽게 퇴화되면서 프로게스테론 소퇴 양상과 함께 생리가 이뤄지게 되는데
그 과정에서 바로 프로스타글란딘(prostaglandin)이나
엔도페록시드(endoperoxide)의 작용에 의해 자궁근이 수축하게 됩니다.
정상적인 경우에는 자궁근이 완만하게 수축하기 때문에 통증이 그렇게 강하게 나타나지는 않습니다.
그런데 자궁 내에 뭔가 문제가 있는 경우에는 일차적으로 통증이 심하게 나타납니다.
선근증 같은 경우 자궁근층의 근육이 전체적으로 문제가 있기 때문에 통증이 심할 수밖에 없습니다.
몸 안의 노폐물들은 내보내고 다시 한 번 다음 임신을 위한 새로운 자궁환경을 만듭니다.
어찌 보면 이 청소과정에 있어 생리적으로 꼭 필요한 물질이 프로스타글란딘인 셈인데요.
월경곤란증 환자에서는 비월경곤란증에 비해 자궁의 수축이 오랫동안 지속되며
자궁수축이 없는 동안도 압력이 높으며, 수축 시에는 자궁 내압이 200~300㎜Hg까지 올라갑니다.
이런 과도한 자궁수축으로 자궁으로의 혈류공급이 줄어들어
자궁 내 빈혈이 초래되어 통증이 유발되는 것입니다.힌트는 ‘급격한 수축’이라는 표현 자체에 있습니다.
흔히 하는 비유이긴 하지만 골반강 내 혈액순환이 원활하지 않다면
자궁 환경을 개선하는 과정에서 부족한 압력을 보충하기 위해
순간적으로 혈액을 쥐어짜내는 수축물질, 즉 PG 분비가 더 많이 필요하게 될 것이며,
이 경우에 심한 생리통을 유발하게 되는 것이라고 해석할 수 있죠.
① 자궁 수축이 증가하고
② 국소 허혈이 야기되고
③ 신경말단부에서 프로스타글란딘이나 엔도페록시드에 대한 감작이 일어남으로써 통증이 발생합니다.일반적인 원발성 생리통의 경우 자궁근층의 상태만 어느 정도 개선시켜주어도
비교적 쉽게 통증을 완화할 수 있습니다. 가장 간단하게 적용할 수 있는 방법이 온열요법입니다.
따뜻하게 함으로써 자궁근을 이완시키고 혈관을 확장시켜서 혈류공급을 원활하게 만들 수 있죠.
말 그대로 ‘온경지통(溫經止痛)’하는 셈입니다. 뜸을 이용할 수도 있고, 약물을 쓸 수도 있겠습니다만
아플 때 잠깐 아랫배를 따뜻하게 하는 정도는 사실 큰 의미가 없습니다.
평소에 꾸준히 온열 요법을 시행해서 평상시에도 혈류공급이 원활하게 이루어지게끔
환경 자체를 바꾸어주어야 완전한 치료라고 할 수 있죠.
만약 평소 꾸준히 온열요법을 시행할 여건이 안 되는 경우라면
다만 생리 3, 4일 전부터라도 꾸준히 온열요법을 시행하면 그래도 통증이 훨씬 완화됩니다.
우측 편은 여태까지 반복적으로 보아왔던 기전이기는 한데
주로 속발성 월경곤란증, 즉 기저 질환이 있는 상태에서
어떻게 통증이 유발되는지를 도식화한 것입니다.
에스트로겐에 의한 통증유발과정이라고도 말할 수 있겠네요.
일단 에스트로겐이 증강되면 다양한 성장인자들과 PGE2 및 PGF2α,
신경성장인자(Nerve Growth Factor, NGF)의 영향으로 유착, 증식, 항세포자멸사,
혈관신생, 신경신생, 신경발아, 염증 반응 등 다양한 현상이 나타나게 됩니다.
이때의 통증 양상은 원발성 월경곤란증에 비해 훨씬 완고할 수 있죠.
우선 통증섬유가 활성화되는데요,
만성 골반통 환자의 자궁근에서 관찰된 작은 직경의 신경 섬유 증식을 근거로
학자들은 자궁 및 주변 인대의 신경 손상이 자궁내막증과 자궁선근증을
유발할 수 있다고 추정하고 있습니다.
난산이나 배변 과정에서의 만성적인 긴장으로 인해 미세한 신경 손상이 발생하면 결
과적으로 자궁 협부의 신경 재배치 현상이 나타나면서
통증을 강하게 느낄만한 여건을 만들게 되는데,
이는 자궁선근증에서 나타나는 다양한 통증의 주원인일 수 있습니다.
게다가 각종 성장인자들과 PG는 지속적인 염증성 통증 발생에 기여할 뿐 아니라
신경세포의 세포자멸사를 억제하는 통각수용체의 발현을 촉진하기도 합니다.
에스트로겐이 증강되는 과정을 살펴보면 안드로스텐디온(Androstendione)
이 방향화효소의 촉매 작용에 의해 E1으로 전환된 뒤,
17β HSD-1이라는 인자의 영향으로 다시 E2로 전환되는 것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
어떤 상황이냐에 따라 생리통의 양상이 많이 달라지죠.통증을 발현할 수 있는 인자는 다양합니다.
① 국소 염증 자체가 통증을 유발할 수도 있고,
② 조직 파괴를 동반한 침윤이 통증을 유발할 수도 있고,
③ 유착이나
④ 섬유화 비후
⑤ 병변 내로 탈락된 월경혈의 저류
⑥ 조직들의 생리적인 움직임에 따른 견인으로 통증이 발생할 수도 있습니다.
그에 따라 호소하는 통증 양상도 약간씩 다르겠죠.
꼬이듯이 아프다고 표현하기도 하고, 찌르듯이 아프다고 표현하기도 하고, 우리하다,
생리 때 허리가 아프다, 당긴다, 아랫배가 아프다 등등… 그냥 모두 생리통이라고 생각하지 말고
그 생리통의 호소 양상도 귀 기울여 들어볼 필요가 있습니다.
물론 병력 청취에서 중요한 것은 속발성 생리통의 가능성을 배제하는 것이니까
병력 청취 시 속발성 생리통을 의심할 수 있는 사항들을 알아두시면 좋습니다.
○ 병력 청취에서 속발성 생리통을 의심할 수 있는 사항들
( 서동수. 교육강연: 일반부인과학; 심한 생리통의 최신지견. 2012.)
1. 25세 이후에 발생한 생리통
2. 생리과다, 희소생리, 생리 사이 출혈
3. 비중심성 골반통(nonmidline pelvic pain)
4. 생리 중 오심, 구토, 설사, 요통, 어지러움증 혹은 두통이 동반되지 않는 경우
5. 성교통이나 배변장애가 동반되는 경우
6. 증상이 점점 더 심해지는 경우
자궁내막증의 경우 내막조직이 다른 곳에 발생하면서
그 자체로 통증을 유발하기도 하고, 유착으로 인해 통증을 유발하기도 합니다.
그래서 꼭 생리 때가 아니더라도 통증이 유발되는 경우가 많이 생기죠.
반면 자궁선근증이나 자궁근종 같은 경우에서는 병변 조직이 주로 자궁근층 내에 만들어진데다가
자궁근에 변화가 나타날 때 주로 증상이 유발되기 때문에
생리 주기와 통증이 연관성을 띠는 경우가 많습니다.
물론 여기서도 생리와 관계없이 증상이 나타나는 경우가 많이 있지만요.
그리고 앞서 언급한 것처럼 자궁근종과 비교했을 때 자궁선근증에서 훨씬 더 통증이 심합니다.
그리고 슬라이드에 무증상 비율이라고 명시해두었듯이
자궁내막증이나 자궁선근증이 있다할지라도 통증이 나타나지 않는 경우도 있어요.
자궁근종에서는 특히 아무런 증상이 없는 경우가 비일비재합니다.
또 통증이 말초성 통증인가 중추성 통증인가도 따져야 합니다.
말초성 통증이란 조직 손상에 따른 말초의 변화에 따라 유발된 통증입니다.
통증을 유발하는 요인으로 인해 해당 부위에서 통증을 느끼는 경우에 해당하겠죠.
다음으로 말초로부터 올라온 구심성 흥분은 척수신경세포를 조절하여
개개의 유해 자극에 대한 척수신경세포의 반응을 증가시킵니다.
이러한 조절에 의하여 척수의 신경세포들은 역치가 낮아져 막흥분성이 증가되고
그 gain(반응증가/자극증가)이 증가하는데 이를 중추성 통증이라고 합니다.
말초에 손상을 가하면 손상 부위에서는 열 및 기계적 자극에 대하여 모두 예민해지는
일차 통각과민이 나타나고 주변부는 기계적 자극에 대해 예민한 이차 통각과민이 일어나는데
이차 통각과민 과정에는 중추성 감작이 관여합니다.
이 부분에 대해서는 뒤에서 다시 간단히 설명하겠습니다.
통증과 관련해서 서양의학에서는 진통제를 주는 것 외에 거의 해줄 수 있는 방법이 없습니다.
치료법이 없으니까 ‘아프면 진통제 먹어라’ 말고는 거의 해주는 것이 없잖아요.
원발성 월경곤란증이든 속발성이든 다 마찬가지입니다.
그렇게 해서 통증이 제어되지 않으면 수술해서 조직을 떼어 내자고 하죠.
물론 피임약을 써서 호르몬을 조절함으로써 통증을 조절하기도 하지만
계속해서 피임약을 쓸 수도 없는 노릇이며, 그걸로 근본적인 치료가 이루어지는 것도 아닙니다.
진통제와 마찬가지로 그냥 일시적으로 통증을 회피하는 방법일 뿐이죠.
통증과 관련해서 한의학처럼 혈류를 근본적으로 개선한다는 식의 개념이 없어 보이는 것이
제 사견입니다.
왼쪽에 있는 그래프는 심한 원발성 월경통이 있는 청소년들에서
생리 2일 째의 자궁 내압을 체크한 겁니다.정상적인 연동운동 패턴을 벗어난 불규칙하고 극심한 기복이 나타나고 있는데,
굴곡이 심하게 나타난다는 것은 내압의 변화가 심하다는 의미이고,
이러한 자궁 내압의 급격한 변화가 통증을 유발한다는 것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우측의 그래프는 자궁의 연동운동 상태를 체크한 건데요,
각각 건강한 여성집단, 자궁수축을 일으키는 옥시토신을 주사한 집단,
자궁내막증 환자 집단, HMG 호르몬 약을 복용한 경우를 비교한 것입니다.
정상군을 제외한 나머지 세 군 모두에서 연동운동이
정상 상태에서보다 강하게 일어나고 있다는 것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
이 데이터는 높은 estradiol 농도를 보인 집단과 옥시토신 투여군에서
자궁의 연동운동이 현저히 증가됨을 보여주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