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약먹으면 무조건 자궁근종이 커진다고요? 네버!!! [대전 자궁근종 유앤그린여성한의원]
# 1. 자궁근종 Intro, # 2. 화두
이번 주에 다룰 주된 내용은 자궁근종에 관한 것이고,
자궁내막증식증과 질염 및 골반염증성질환에 대해서도 강의할 예정입니다.자궁근종은 자궁내막증, 자궁선근증과 더불어 부인과 3대 질환이라고 불릴 정도로 중요한 질환이고,
대표적인 부인과 양성종양 중 하나입니다.
역시 화두는 공간점유성 병변을 한의학적으로 어떻게 다룰 것이냐겠죠.
약을 써야 되는지 궁금해 하시는 분들이 많으실 텐데,
실제 사용되는 처방들은 대동소이해서 사실 처방하는 데 있어서 구분점이 명확하다고 볼 수는 없어요. 여기도 나와 있듯이 우리가 소위 파적(破積)하는 작용이 있다고 분류한 약재들은
서양의학적으로 볼 때 신생혈관 생성을 억제한다든가, 소염진통 작용을 한다고 밝혀진 경우가 많죠.조금 더 미시적인 관점에서 접근하자면 세포자연사 촉진과 관련되어 있고요.
그리고 파적까지는 아니더라도 거어제(祛瘀劑), 활혈제(活血劑)로 분류된 약들은
혈류를 증진하여 관류 제한을 개선시키기도 하고,
조금 더 전신적인 측면에서 내분비적인 기능을 조절하는 기능이 있기 때문에
다양한 약재들이 자궁의 공간점유성 병변에 사용될 수 있는 것입니다.
제 경험으로는 자궁선근증 치료가 일단 제일 어려운 것 같아요.
통증 제어도 만만치 않고, 출혈을 그치게 하는 것도 쉽지 않을 때가 많아요.
출혈의 측면에서 비교해보자면 역시 자궁선근증이 제일 출혈량이 많고,
그다음이 근종, 그다음이 자궁내막증인데요,
자궁내막증에서는 실제 출혈을 주 증상으로 호소하는 경우가 그렇게 많진 않아요.또 통증을 놓고서 세 질환을 비교해 보아도 선근증에서의 통증이 제일 완고한 편이고요.
그리고 근종보다는 내막증에서 조금 더 통증이 특이하게 나타나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치료과정에서 조금 더 신경을 써야 되죠. 근종에서도 통증이 나타나지만
극심한 통증보다는 묵직한 느낌이라든가 둔감 형태의 통증이 나타나는 경우가 많고
생각보다는 통증 조절이 용이한 편이에요. 물론 그렇다 할지라도 관리를 소홀하게 할 수는 없죠.
“한약 먹으면 근종이 커진다는데 먹어도 되요?” 그런 얘기를 시작하다 보면 또 한도 끝도 없습니다.
자궁내막증도 마찬가지고 다른 질환도 마찬가지입니다.
저는 정치를 별로 좋아하지 않지만 이런 상황은 정치적 프레임을 씌우는 것과 똑같은 것 같아요.
‘한약 먹으면 간이 나빠진다.’, ‘한약 먹으면 근종이 커진다.’
이런 프레임을 걸어 놓으니까 거기서 도무지 빠져나올 수가 없습니다.
물론 한의학이 주류가 아니기 때문에 더욱 힘든 부분이 있죠.
실제로 한약 복용 중에 근종의 크기가 커지는 경우가 있습니다.
예전에도 한 번 말씀드렸는지 모르겠지만 이것은 오비이락에 가깝습니다.
공교롭게 한약 복용 시기와 근종이 성장하는 시기가 맞물린 것이죠.
예를 한 가지 들자면 본인이 자궁근종이 있는지 모르고 보약을 먹으러 오시는 분들이 의외로 많습니다. 근종에 의해서 미세한 출혈이 발생하거나, 근종의 사이즈가 변화하는 시기에 체력이 저하되고
스트레스를 많이 받는 경우가 흔하기 때문에 이 시기와 맞물려 보혈(補血)하는 치료를 진행하면
근종 주변에 혈관신생이 풍부한 상태에서
근종이 영양 공급을 받게 되면서 크기가 급격히 증가할 수 있는 것이죠.
이럴 때는 처방 구성 시 신중해질 필요가 있겠지만,
꼭 한약 때문에 근종이 커졌다고 말하기는 곤란합니다.
물론 그렇다고 해서 근종 치료에 있어서 보법(補法)이 필요 없다는 것은 아닙니다.
실제로 근종 환자들을 치료할 때에는 최종적으로 보약 계통의 약을 써야 되거든요.
문제는 자궁근종이 있는지도 파악이 안 되고 어떤 단계인지도 모르는 상태에서 한약을 쓴다는 것인데, 그로 인해 환자로부터 원망을 사게 되는 경우가 생길 수 있습니다.
오비이락이기 때문에 실제 책임을 질 필요는 없겠지만 환자 입장에서는
그 시기에 한약을 먹었기 때문에 무조건 원인이 한약일 것이라고 생각해버려요.
심지어 한의사들조차도 그렇게 생각할 수 있죠.
정확한 진행상황을 모르는 상태에서 한약을 사용하니까
두려움이 커질 수 있다는 것을 충분히 이해합니다.
하지만 단언컨대 파적(破積), 소적(消積)하는 약들로 인해 근종이 커질 리는 없습니다.
그럴 이유가 전혀 없기 때문에 확신을 가질 필요가 있어요.
근종이 성장하는 시기에는 아무리 크기 제어를 시키는 약물을 쓴다 하더라도
성장 동력이 너무 크기 때문에 계속해서 커질 수는 있겠습니다만 계속해서 커지는 일은 없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