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막두께와 월경주기,그리고 얇은 내막[대전난임 유앤그린여성한의원]
# 44. 자연주기와 자극주기에서 내막조절인자의 발현 비교
다음 논문은 동일한 환자의 자궁내막 유전자 발현 프로파일을 분석하여,
자연주기와 자극주기(Controlled Ovarian Stimulation, COS)시
상향조절 된 유전자와 하향조절 된 유전자를 비교한 것입니다.
자극주기에서는 상향조절 된 유전자는 정상주기에서보다 적은 반면
하향조절 된 유전자는 정상주기에서보다 훨씬 많습니다.
이 논문의 결론 부에서는 COS 사이클의 성선자극호르몬(Gonadotrophin) 치료가
정상 자궁내막수용체와 관련된 유전자의 전사 활성화를 파괴시킨다고 언급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이를 근거로 자궁내막의 수용체가 COS 프로토콜에 의해 심각한 손상을 입었을 때는
신선배아이식 대신 냉동배아이식(Frozen Embryo Transfer, FET)을 권장하고 있습니다.
이 연구에서 주목할 부분은
자연주기일 자궁내막 수용성을 높여주는 유전자가 더 많이 발현되는 것에 비해,
자극주기에서는 상대적으로 자궁내막 수용성을 높여주는 유전자들의 발현이 하향조절 된다는 것입니다.
결국 정상적인 임신 때와 비교했을 때에 비해
인위적으로 유도한 임신에서의 자궁 환경이 현격이 질이 낮다는 것이죠.
어쩔 수 없이 시험관시술 등을 진행하기는 하지만
착상 환경은 오히려 더 나빠진 상태에서 임신을 진행하는 셈입니다.
만약 불임의 원인 자체가 배아 요인이 아닌 내막 요인에 있는데도 과배란 요법을 쓴다면,
치료 방향이 완전 잘못된 방향으로 간다는 것입니다.
불인의 원인이 배아에 있는지 내막에 있는지 신경 쓰지도 않고 인공수정을 시행하는 것은 문제입니다.
인공수정을 시행해서 되면 좋고 아니면 다시 하는 거고….
상황이 이렇다보니 성공률이 올라갈 수가 없습니다.실제 인공 수정 성공률은 낮죠.
사실 신선배아와 냉동배아를 이식하는 경우,
이론적으로는 당연히 신선배아를 이용한 경우에
이식 성공률이 훨씬 높아야 되는데 전혀 그렇지가 않습니다.
아무리 냉동기술이 뛰어나더라도 바로 수정된 배아를 냉동시켰다가 해동시켰는데
배아의 상태가 좋을 수가 있나요? 그렇다면 왜 모순적인 결과가 나오는 것일까요?
신선배아를 이용할 때에는
과배란을 시킨 후 바로 바로 배아를 채취한 시점에서 이식을 진행하기 때문입니다.
내막의 착상 환경이 저하된 상태에서 이식을 진행하다보니 성공률이 높지 못한 것이에요.
오히려 신선배아를 이용했을 때보다 냉동배아를 이용했을 때 인신율이 높다는 논문이 대다수입니다.
배아 상태가 더 좋다고 할지라도 착상 환경이 좋지 못하면 임신율이 좋아질 수가 없습니다.
# 45. 내막두께와 월경주기
다음으로는 착상과 관련하여 내막두께에 대해 알아보도록 하겠습니다.
1주차 강의 때부터 제가 여러 차례 강조했던 내용입니다.
원활한 착상을 위해서는 최소한의 내막 두께가 유지되어야 하는데
얼마 이상이어야 하느냐에 대한 기준은 논문들마다 조금씩 다릅니다.
어떤 논문에서는 7㎜를 기준으로 잡기도 하고, 또 다른 곳에서는 8㎜를 기준으로 잡기도 합니다.
다 알고 계신 내용이고 여러 번 반복한 부분이지만
우선은 생리주기에 따른 내막의 정상적인 변화에 대해서 다시 한 번 살펴보겠습니다.
생리 초기에는 자궁의 기능층이 떨어져나간 상태이기 때문에 내막이 아주 얇아져 있는 상태입니다.
이때 초음파에서는 아직 생리혈이 빠져나가지 못한 부분이 검은색으로 보이는 경우가 많습니다.
저에코 영역의 blood는 생리혈로 인식하면 됩니다.
자궁근층의 수축 상태가 보일 수 있다고 적혀 있지만 초음파로 그것까지 확인하기는 힘듭니다.
초기 여포기, 그러니까 생리 주기6~10일째는 뚜렷한 삼중선(triple line)이 보여야 합니다.
좌측 사진을 보면 바깥쪽, 가운데, 안쪽에 3개의 하얀 선이 보여야 하는데, 이런 형태가 되어야 합니다.
자궁내막층은 기저층, 스폰지층, 치밀층으로 이루어진 다층성 구조인데,
증식층인 스폰지층이 정상적으로 잘 두터워져 제일 바깥쪽과 중심선은 고반향성으로 보이고
그 사이는 저반향성으로 보이기 때문에 삼중선(triple line) 형태가 나타나는 것입니다.
저음영의 내막 두께가 7~9㎜ 정도가 된다고 적혀 있습니다.
여포기 후반부, 즉 생리 주기 11일후부터 배란 시점까지는
내막의 모양이 근층과 비슷해지면서 두께는 9~12㎜ 정도까지 증식합니다.
즉 배란 시점에서 그 정도까지 두꺼워진다는 얘기입니다.
황체기 때는 삼중선이 사라진 채 전체적으로 밝고 하얀 빛을 띤 뽀송뽀송한 모양으로 보입니다.
내막두께는 10~14㎜ 정도로 나타나게 됩니다.
언제 내막두께를 측정하느냐에 따라 기준이 달라질 수밖에 없는데,
임신의 예후를 판단할 때에는 착상이 이루어지는 시점에서의 내막두께를 확인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이상적인 착상 시점은 배란 이후 일주일쯤인데,
배란이 끝난 이후부터는 내막두께의 편차가 그렇게 크지 않기 때문에
대부분 배란되기 전 한번 내막두께를 확인하고,
일주일 후 배란이 됐는지 확인할 때 내막 상태를 다시 한 번 확인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그렇다면 불임의 요인이기도 한 얇은 내막이 어떠한 요인들에 의해 만들어지는지 살펴보겠습니다.
얇은 내막을 유발하는 가장 대표적인 원인은 수술입니다.
소파술이 가장 대표적이며
자궁경을 통한 자궁근종 절제술, 폴립 제거슬, 복강경에 의한 근종절제술 또한 문제가 될 수 있습니다.
복강경 수술의 경우 내막에 큰 영향을 끼치지 않을 것 같지만,
이 역시 생각과는 달리 자궁내막에까지 영향을 미칠 수 있습니다.
감염으로 인한 경우에도 수술과 유사하게 자궁내막의 파괴, 자궁강의 수축을 초래할 수 있습니다.
내막층에 급, 만성 감염이 생기면 염증 과정에 의해 내막 기저층의 손상될 수 있습니다.
회복 과정에서 섬유화도 진행되기도 하는데,
섬유화가 진행되었을 경우 자궁내막이 재생되기는 매우 어렵습니다.
약물로는 클로미펜이 가장 흔하게 얇은 내막을 유발합니다.
배란유도제로 자주 이용되는 클로미펜은 에스트로겐 수용체와 결합하여
에스트로겐의 농도를 인위적으로 떨어트리게 만듦으로써 FSH 분비를 늘리게 만듭니다.
이 과정에서 내막 증강에 대한 에스트로겐의 효과를 떨어뜨리기에 내막에 영향을 끼치는 것이죠.
게다가 반감기가 길기 때문에 착상에까지 영향을 줄 가능성이 높습니다.
물론 클로미펜을 복용했다고 해도 내막두께에는 별 변화가 없는 경우도 있지만,
현격하게 내막 두께가 감소하는 경우도 많습니다.
이에 대한 자세한 내용은 바로 다음 슬라이드에 다시 언급하겠습니다.
특발성이란 고유의 자궁 구조, 고유의 내막 특성에 따라 얇은 내막이 특이적으로 나타나는 것입니다.
예외적인 경우이기도 하고 예측하기 힘든 부분이며, 또 치료도 무척 어렵습니다.
그렇다면 내막두께가 향후 임신에 예측인자가 될 수 있느냐?
여기서도 ‘30년 동안 논쟁이 되고 있다’라고 표현하고 있는데,
현재까지도 해답이 없는 상태입니다. 이제는 30년이 훨씬 넘은 논란거리이죠.
2017년의 체계적 고찰 논문에서는
임신 여성의 내막두께와 임신하지 못한 여성의 내막두께 차이는
통계적으로 미미한 수준이라서 예측 도구로 쓰이기 힘들다고 말하기도 합니다.
하지만 초기 임신율은 배아 상태, 환자의 나이뿐만 아니라
지금 이야기하고 있는 내막두께와 패턴의 영향을 받을 수 있다고 보는 게 상식적입니다.
그 자체가 부정되는 것은 아닙니다.
최근에는 자궁내막의 패턴이 향후 임신에 있어서 중요하다는 의견이 대두되고 있는데,
앞서 언급한 삼중선(triple line)이 어떤 형태를 나타내는가와 관련된 내용입니다.
이에 대해서도 뒤에서 자세히 다루도록 하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