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복유산의 원인 (1) 염색체이상, 그리고 착상전유전자검사에 대해 [대전습관성유산유앤그린한의원]

By 유&그린

앞선 글에서 반복유산의 정의와 관련한 용어들을 함께 이해하고,
조기 진단과 의료적 개입이 필요한 상황들을 살펴보았습니다.

의학 기술의 발전으로 수정, 착상, 초기임신 단계의 생리, 병리에 대한 이해가 깊어짐에 따라
유산에 관련된 용어와 치료적 접근 또한 시기와 정황 별로 보다 세분화되고
구체적인 조건에 따라 정리되고 있음을 알 수 있었습니다.

https://blog.naver.com/greenmiz/220800481486


아물지 않는 상처, 반복유산에 대해(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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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럼에도 불구하고, 반복 유산의 원인 중 절반 가량은 원인불명으로 남아있고,
알려져있는 요인들 중에서도 직접적인 상관성이 입증된 질환은 극히 일부(유전적 요인과 혈전성향 등)에 그치며
나머지 원인과 반복유산의 상관성을 설명하는 기전은 여전히 구체적인 규명 과제로 남아있습니다.
원인 질환에 대한 진단기준 및 방식과 치료법 또한 공고히 정립되지 못한 부분이 많다는 의미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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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재까지 알려져있는 반복유산의 주요 원인(내지 추정요인)과 그 상관성 - 대다수 요인이 중등도 미만의 영향력을 보임을 알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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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인불명을 제외한 반복유산의 주요 인자와 빈도 출처: 임신육아정보포털 아이사랑

현재까지 밝혀진 반복유산의 주요 원인을 살펴보시는 과정에서 짐작하시듯
시험관아기시술의 반복착상실패에 관여하는 문제들과 공유되는 병리가 상당합니다.

https://blog.naver.com/greenmiz/220592429070


시험관아기 시술에서 반복되는 착상실패(RIF)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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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질의 배아를 이식하여 가까스로 착상에 성공한 후에도
모체와 배아의 복잡다단한 상호작용과 전신건강 여건이
초기 임신의 유지에 중대한 영향을 미치기 때문이지요.
착상부터 임신의 공고한 정착에 이르는 생리와 그를 방해하는 병리에 대한 충분한 이해와
적절한 치료법이 정립되기까지
당분간 여전히 많은 부분이 산술적인 확률보다 각자의 선택과 노력의 영역에 머무를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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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려움을 극복하기 위해 시도할 수 있는 노력에는 어떤 것들이 있고,
시간과 정성, 비용을 기울여 개선할 수 있는 여지는 얼마나 되는지,
어떤 한계와 가능성, 기준을 가지고 접근해야할지 등...
모든 검사와 치료가 그러하지만 아기를 기다리는 부부들이 맞닥드린 선택의 갈림길은 보다 막막하지요.
나만의 문제. 기호를 넘어 우리를 만날 아기를 위한 선택이기에
포기하고, 감수할 것들을 고민하는 과정도 두번, 세번 신중하게 되기 마련입니다.

앞으로 이어나갈 반복유산의 주요 원인과 그에 대한 치료를 소개하는 몇 편의 글을 통해
정립된 진단과 치료가 이루어지지 못한 영역에 있어
보다 객관적인 근거가 모일때까지 보류되어야할 기대들,
부부 두사람의 가치판단에 따른 선택이 필요한 부분들을 살펴보고자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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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복유산의 주요원인 1. 유전적 요인 (염색체 이상)
배아의 염색체 이상은 자연유산의 가장 흔한 원인으로
설사 임신이 유지되더라도 궁극적으로 생아출산을 기대하기 힘든 중대한 기형을 유발합니다.
배아 염색체 이수성(수 이상)에 따른 유산은 건강한 부부들도 간간이 경험할 수 있는 문제지만
유산이 거듭될 경우 부모측 원인에 대한 검열이 이루어질 필요가 있습니다.

염색체에 부분적인 변형이 있더라도 드러나는 형질(기형, 증상, 장애 등)이 없는
보인자 부모는 건강상 정상적인 소견을 보이는데 반해
배아의 50~70%는 구조적 재배열로 인해 착상과 임신유지가 어려울 수 있고,
유전질환을 갖고 태어날 수 있기 때문이지요.

실제 유전적 요인에 의한 반복 유산은 전체 원인의 2-4%에 해당하며
주로 부모 염색체의 균형전위(balanced translocation)나 로버트소니언 전위와 관련이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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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미지출처: 국가건강정보포털 의학정보
연이어 유산을 경험한 경우 배출된 수태물에 대한 염색체 핵형 검사와 부부의 혈액검사를 진행하고,
염색체 이상이 확인되면 착상전 유전검사를 통한 체외수정이 우선권장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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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미지출처 : J. Clin. Med. 2014, 3(1), 280-309; doi:10.3390/jcm3010280

유전질환을 가진 난임 부부나 반복유산을 겪는 경우 권장되는 배아 염색체검사는
체외수정에 앞서 채취된 배아 조직의 일부를 생검하여
염색체 일부 혹은 전체의 이상을 검열하는 방법입니다.

착상전유전자진단(PGD)은 부부가 알려진 유전질환을 겪고 있거나 보인자로 의심되는 경우
4~8세포기 단계의 배아 세포 일부를 분리하여 해당 염색체에 관한 유전분석법을 실시합니다.

그에 비해 착상전유전자검사(PGS)는 배아의 46개 염색체 전체를 검사하는 방식으로,
3일 배양된 8세포기 배아 혹은 5~6일 배양된 포배기 배아에서 세포를 채취하여 검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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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에는 부부에 유전학적 이상이 없는 원인불명의 반복 유산 또는 반복착상장애 외에도
고령 여성에 착상전 유전자검사 후 체외수정을 진행하는 추세가 나타나고 있지요.
검사 방식의 정밀성이 꾸준히 발달하고 있고,
원인미상의 반복유산의 상당 부분이 배아의 염색체 이상에 기인할 것이라는 가정으로
점증적으로 활용되고 있습니다만 결과는 기대와 조금 다릅니다.

우선, 반복유산의 유병률에 염색체이수성이 차지하는 비중은 여전히 논란으로 남아있습니다.
반복유산에 따른 태반산물의 염색체 이수성 비율이 산발성유산에 비해 현저히 높지 않다는 점에서
잠재된 미지의 병리가 있을 것으로 추정되고 있지요.
따라서 PGS를 거쳐 정상 배아를 이식하는 과정이 임상적 유산율 개선에 기여할 수 있겠지만
이수성과 무관한 반복유산의 병리를 근본적으로 극복하는 방안이 되기는 어렵다고 볼 수 있겠습니다.
시험관 수정 및 착상전 유전진단에 의한 생존아 출생률 29~38%와 비교하여,
보인자 부모에서 자연 임신된 경우의 생존아 출생률이 50~65%로 훨씬 높게 보고된 연구결과도
이러한 신중론에 무게를 더합니다.

https://blog.naver.com/greenmiz/220428342757


습관성유산으로 인한 시험관시술과정에서 착상전 유전자검사가 생존아의 출산율을 높이는가? 그렇지 않습니다.


유앤그린여성한의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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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8년 미국생식의학회 보조생식술 실무위원회에서 발표한 착상전유전검사에 관한 견해 역시
반복유산 환자에서 착상전유전자검사(PGS)가 임신진행율, 생존아출산율을 증가시키거나,
유산율을 감소시킨다는 근거는 아직 부족하다고 밝혔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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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외에도 PGS가 모든 유전자 이상을 걸러낼 수 없다는 점,
PGS를 진행한 체외수정 과정에서 이식조차도 하지 못하고 주기가 취소되는 비율이 높고,
PGS를 하지않아도 염색체 이상이 있는 수정란은 대개 착상가능한 포배상태로 진행되지 못하기에
비용대비효과를 충분히 고려할 필요가 있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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체외수정 전 착상전유전자 검사를 진행한 집단과 기대요법으로 임신에서 생아출산까지 관리된 집단 간의 소요비용 비교.- 비록 임상적 유산율은 현저히 낮지만 PGS를 시행집단의 생아출산율은 기대요법 집단에 비해 다소 낮고, 그에 비해 막대한 비용이 요구된다는 점을 보여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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석달전 생식의학 국제저널인 에 발표된 아래 연구는
착상전유전검사가 반복유산을 겪는 부부들에 있어 '보편적'으로 적용되기엔
비용, 시간 대비 효용이 제한적임을 재확인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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체외수정에 앞서 PGS를 진행한 집단과 기대요법으로 자연임신을 시도한 집단 간에
6개월간 임신 예후를 후향분석한 본 연구는
PGS를 희망하였으나 다양한 정황으로 검사과정에서 탈락되거나 주기가 취소된 참여자를 포함시켜
치료 성과에 대해 보다 객관적인 평가가 가능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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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석에 따르면 착상전유전자검사는 임상적 유산율을 감소시키거나
생아출산율을 개선시키는 보편적인 효용을 보여주지 못했습니다.
검사를 완수한 집단의 생아출산율과 임상적 유산율은 현저히 개선된 결과를 보여주었지만
PGS가 원만히 진행되지 못하였거나, 배아이식조차 불가능한 경우들이
총체적인 성과의 평균치를 제한시켰고,
이러한 경향은 35세 이상의 고령여성에서 보다 두드러지게 관찰되었습니다.

저자들은 이러한 결과를 토대로 임신에 대한 갈망과 시급성이 높은 부부들에 있어
PGS가 임신 시도기간을 단축시키는 효과를 보여주지 못한다고 해석하였고,
유전자검사가 반복유산을 겪는 부부 전반에 적용될만한 당위성은 여전히 없음을 재확인하였습니다.
아울러 반복유산 클리닉을 방문하는 부부들은 검사와 치료 선택에 앞선 유전학적 상담과정에서
PGS의 성공률의 긍정적인 측면 뿐만 아니라 기대치 않았던 (그러나 드물지 않은) 경우에 대해
충분히 설명을 듣고 판단할 정보들을 얻는 것이 중요함을 당부하였습니다.

유전적 요인의 난임부부에 있어 PGS의 유효성과 가치, 적응증은 이미 의심의 여지가 없고,
앞으로 그 입지는 보다 명료해질 것입니다.
객관적인 근거를 두고 의료진과 부부가 검사의 필요성과 효용, 한계를 따져
불필요한 기대를 자제한 현명한 선택을 하는 것이 가장 바람직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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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떤 대가를 치루고라도, 어떤 한계가 있더라도, 일말의 가능성이 있다면
당장 해볼 수 있는 걸 시도하고픈 것이 부모가 되고픈 부부의 마음일 것입니다.
물건이나 서비스를 고르듯 가성비를 따질 수 없는 아픔의 영역이기에
수치화, 지표화된 건조한 문건을 두고 합리적 선택을 가르치려들거나,
확률의 잣대로 가치를 절하하는 설교로 비추어지지 않을지도 조심스럽습니다.
한의학적 치료 또한 이러한 틀에서 무엇보다 우월하고, 확실하다는 근거를 확보하기엔
아직 먼 길이 남은 것도 사실이지요.

그저 저희가 도움을 드리고 약속드릴 수 있는 일이란 결국
분명한 것과 분명하지 않은 현실을 가감없이 설명드리고,
들뜬 기대나 대책없는 긍정이 더 큰 낙차를 만들지 않도록
한걸음 앞서 안개 속을 열어나가는 정도에 지나지 않습니다.

아프지만 직시해야하는 문제를 함께 고민하고 최선의 결정을 뒷받침함으로써
건강한 아기를 마주 안는 행복이 앞당겨질 수 있도록 저희 스스로 정진하고 노력하겠습니다.

참고문헌
1. HB Ford. et al. Recurrent Pregnancy Loss: Etiology, Diagnosis, and Therapy. Reviews in Obsterics & Gynecology.VOL. 2 NO. 2 2009
2. Sotirios et al. Unexplained recurrent miscarriage: how can we explain it? Human Reproduction, Vol.27, No.7 pp. 1882– 1886, 2012
3. M. Sugiura-Ogasawara et al. Management of recurrent miscarriage. Journal of Obstetrics and Gynaecology Research.No. 5: 1174–1179, May 2014
4. The Practice Committee of the American Society for Reproductive Medicine. Evaluation and treatment of recurrent pregnancy loss: a committee opinion. Fertility and Sterility Vol. 98, No. 5, November 2012
5. Murugappan et al. Intent to treat analysis of in vitro fertilization and preimplantation genetic screening versus expectant management in patients with recurrent pregnancy loss. Hum Reprod. 2016 Aug;31(8):1668-74.
6. Shahine & Lathi. Recurrent Pregnancy Loss. Obstet Gynecol Clin N Am 42 (2015) 117–134
7. Murugappan et al. Cost-effectiveness analysis of preimplantation genetic screening and in vitro fertilization versus expectant management in patients with unexplained recurrent pregnancy loss. Fertil Steril. 2015 May;103(5):1215-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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