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험관아기 시술 과정중 반복착상실패를 만드는 기타 요인들 [대전난임유앤그린여성한의원]

By 유&그린

지난 글에서 반복적 착상실패의 주요 원인을 개괄하고,
각각의 원인별 치료적 접근의 최신 흐름에 대해 간단히 알아보았습니다.

http://blog.naver.com/greenmiz/22059242907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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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치 고유의 병리를 가진 질환을 이야기하듯
모체 건강 상의 문제, 배아의 문제, 면역학적 문제 등으로 대별하여 소개해드렸지만
반복착상실패는 그 명칭 그대로 배아의 착상이 실패를 거듭하는 현상 내지 경향이지 단독 질환이 아닙니다.

생식세포 채취부터 수정, 이식에 이르는 고도의 기술이 집적된 오늘날에도
배아가 모체로 들어간 이후의 복잡다단한 생리에 대한 우리의 이해는 너무도 부족하고,
때문에 착상 여건을 개선하고 개입할 수 있는 여지 또한 여전히 좁고 어둡습니다,

다만 지금 파악하고 인지하고 있는 문제가 착상을 방해할 일말의 여지가 있다면
그것을 우선 배제하거나 최대한 줄여보는 시도들이
희망의 가능성을 일부나마 높여주고 있는 현실이죠.

이처럼 명백한 진단기준이나 표준적인 치료 방침이 서지 않은 문제에 대해
저희는 당분간 좀더 긴 이야기를 이어나가보려 합니다.
보조생식술 일선에 참여하지 않는 한의사로서
반복된 좌절로 몸과 마음이 지친 난임 부부들께 명백한 답이 정해지지 않는 이야기를 열거하는 것이
한편으론 조심스럽고, 때로는 무엇을 어디까지 함께 고민하는게 좋을지 스스로 의문이 듭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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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희가 분명하게 유념하는 점은 이 주제야말로
섣부른 긍정을 이야기하고 막연한 기대를 드리거나, 무엇을 주장하기보다
드러난 문제를 총체적으로 이해하고
지금 스스로 할 수 있는 것을 함께 찾는 노력이 필요하다는 것과

과거의 언어로 막연히 표현되던 한의학적 난임 치료 방안들 속에서
오늘의 과제를 푸는 실마리를 찾아
여러분께 실증적인 도움을 드릴 수 있도록
앞으로 긴 시간 진중한 마음으로 잡고 갈 화두로 삼겠다는 조촐한 다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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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소개해드릴 논문은 반복된 보조생식술 실패에 관여할 수 있는 부수적인 건강문제들을 개괄한
다룬 연구로서 미 생식의학회지에 2012년에 발표되었습니다,
하버드 의대 메디컬 센터에 재직중인 저자가 (논문치고는) 진솔한 문체로 풀어 나간 본 논문을 읽는 동안
난임 진료 현장에서 자주 경험하는 한계, 제한된 근거를 두고 임상의사결정을 하는 과정의 어려움을 군데군데 언급하는 대목에서
임상의로서 많은 부분을 이해하기 앞서 공감할 수 있었습니다,
비록 확정적 인과관계로 이야기 되기는 어려운 문제들이지만 일상에 가까운 주제들이
비중있게 다루어져 난임 부부의 섭생관리에 의미있는 지침이 될 만하기에 가급적 원문을 그대려 살려 소개해드립니다,

비만


BMI 25 이상의 과체중 여성, 특히 30 이상의 비만 여성의 생식능력 저하는 이미 많은 연구를 통해 확인되었습니다.
2003년 Doody 등이 평균연령 33세, 822명의 여성을 체질량지수에 따라 네 집단으로 분류하여 착상률과 임신성공률을 비교한 결과,
초고도비만(BMI>35) 여성 집단에서 현저히 저조한 결과가 나타났습니다.
Ryley 등이 동일한 기준을 적용하여 평균연령 35.2~36.6세의 여성을 대상으로 6,827 생식주기를 관찰한 결과에서도
앞선 연구와 유사한 경향을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Table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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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ellver 등은 6500주기를 연구대상으로 체질량 지수 별 보조생식술의 예후를 조사하였는데
집단 간의 난자회수율, 수정율, 이식일 및 방식에 따른 유의한 차이는 나타나지 않았으며 배아의 질도 비슷한 수준임을 확인하였습니다.
대신 체질량 지수가 증가할수록 착상률, 임신성공률, 생아출산율이 현저히 감소되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Fig.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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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조생식술을 받는 여성의 체질량지수에 따른
착상률, 임신성공률, 분만 후 건강한 아기를 집으로 데려가는 비율 (take home baby)

보조생식술을 시행하는 미국 의료기관의 90% 이상에 해당하는 345개 클리닉이 진행한 45163건의 주기를 대상으로 분석한 결과
에 따르면 체질량지수가 높을 수록 임상적 임신성공률이 낮았으며,
이러한 경향은 35세미만의 여성이 자신의 난자를 이용한 시술을 진행한 경우에 두드러졌습니다.
(즉, 난자를 공여받은 경우 체질량 지수증가가 미치는 악영향은 다소 완화되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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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성의 비만에 대해 초점이 맞추어지지던 기존 대다수의 연구와 달리
Kupka 등은 남성배우자의 비만을 연구대상에 포함시켰습니다.
1997년부터 2008년까지 총 12년간 독일 체외수정시술 등록에 기재된 706,360건의 주기 중
체질량지수에 관한 정보가 포함된 650,452건을 토대로 연구진들은
BMI 30 이상을 비만의 기준으로 설정하여 연구대상을 4집단으로 분류하였습니다.
(부부모두 정상,여성비만, 남성비만, 부부모두비만)

흥미롭게도, 네 집단 중 신선배아를 통한 체외수정에서 가장 높은 임상적 임신율을 보인 그룹은
비만남성배우자를 가진 커플 (30.38%, P¼.0028)로 나타났고,
부부 모두 비만이 아닌 집단의 임상적 임신율(28.15%)에 비해
여성이 비만한 커플의 경우는 임신율이 감소된 경향을 보였습니다(27.2%.)
동결배아 이식은 통계학적으로 의미있는 영향을 미치지 않은 것으로 확인되었습니다.

연구진들은 비만남성과 정상체중 여성이 가장 높은 임신율을 보인 결과에 대한 해석으로
사회적지위가 높은 커플의 생활양식이 임신율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친다는 코흐연구소의 연구결과를 인용하였습니다.

일부 연구에서는 체질량 지수와 임신성공률간의 상관성이 확인되지 않았지만
대다수의 연구(2건의 국가조사를 포함한)에서 체질량지수 증가가
보조생식술을 통한 임신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침을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

일련의 연구결과를 토대로 요컨대,
비만이 주기당 임신성공률과 생아출산율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치는 것은 사실이나
반복착상실패의 단독 원인으로 규정짓기는 어렵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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흡연

흡연여성의 임신 예후에 대해 다룬 17건의 논문을 분석한 Waylen 등의 연구에 따르면
흡연 여성의 주기당 생아출산율은 현저히 감소하였으며 (OR 0.54, 95% CI 0.30–0.99),
자연유산의 위험이 2배 이상 높게 나타났습니다.(OR 2.65, 95% CI 1.33–5.30)

간접흡연 또한 생식건강에 분명한 유해성을 가집니다.
간접흡연이 착상실패에 미치는 영향을 확인하기 위해 진행한 Benedict 등의 연구에 따르면
1994년부터 2003년 사이에 체외수정을 시행한 1909명의 비흡연 여성(3270 주기)의 난포액에서
니코틴 대사물질인 코티닌이 검출되었습니다.

연구진들은 간접흡연에 노출되었던 여성들이 비노출집단에 비해 착상실패 위험이 52% 증가되었고
간접흡연 노출집단의 생아출산율 또한 25% 가량 감소되는 경향을 보고하엿습니다.

임신을 준비하기에 앞서 흡연 여성은 적극적인 금연을 통한 건강 개선을,
비흡연 여성은 만성적인 간접흡연 노출 환경을 차단하는 노력이 필요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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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궁근종

Farhi 등은 1986년부터 92년 사이에 자궁근종을 가진 46명의 여성을 대상으로 진행된
172주기의 체외수정 결과를 분석하였습니다.
여성들의 평균 연령은 34세±4.5 였으며 난임기간은 6.1± 4.5 년이었습니다.
분석 결과. 근종은 자궁강을 왜곡시킬 때만 착상과 임신을 방해하는 요인으로 작용하였습니다.

그에 비해 Eldar-Geva 등이 진행한 후속연구에 따르면
장막하, 근층내, 점막하 근종을 가진 88명 여성의 체외수정 예후를 비교한 결과
총 106건의 ivf 주기 상 자궁강 왜곡을 보이지 않는 근층내근종을 가진 46명의 여성과 점막하 근종을 겪는 9명의 여성의
임신과 착상율이 현저히 낮게 나타났습니다. (Fig. 2)

10자궁근종이 없는 집단과 자궁근종의 각 타입별 체외수정에 따른 임신율과 착상률 비교

11자궁강을 왜곡시키지 않는 근층내 근종을 겪는 여성과 근종이 없는 여성(대조군)의 체외수정에 따른 생아출산율 비교

근층내근종이 임신성공률과 생아출산율에 미치는 영향을 규명하기 위한 시도로 진행된 메타분석(Fig. 3)에서
Sunkara 등은 19건의 논문을 연구대상으로 잡았습니다. 그 중 11건은 생아출산을 연구종결점으로 잡았습니다.
자궁강 왜곡을 일으키지 않은 근층내근종을 가진 여성들의 1626건의 ivf주기를
2355건의 대조군 주기와 비교 분석한 결과
근층내 근종을 가진 여성 집단의 생아출산율이 21% 가량 감소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반면, Somigliana 등이 진행한 전향적 연구에 따르면
50mm 미만의 근층내 근종(80명), 장막하근종(39명)을 가진 119명의 여성과 동일 수의 대조군 간에
배아 착상율과 생아출산율의 의미있는 차이가 관찰되지 않았습니다.
이처럼 Sunkara의 연구 결과와 일치하지 않는 결과가 도출된 배경에는 적은 연구대상 수,
근종 병소의 위치 차이등이 관여할 것으로 추정됩니다.

근종이 생식건강에 미치는 영향을 다룬 연구는 이처럼 많은 집적을 이루고 있지만
여전히 많은 질문에 구체적인 답을 주지 못하고 있습니다.
근층내 근종이 과연 생식건강에 어떤 부정적 요인으로 작용하는지,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만한 병소의 크기는 어느 정도인지 등
근종절제술이 체외수정 성과에 미치는 영향은 어떠한지 등
임상현장의 의사결정에 참고가 될만한 근거가 불충분한 현실이죠.

다만, 자궁강을 왜곡시키거나 자궁강 내에 병변이 위치한 근종을 가진 환자들이 보이는 생식기능의 부정적 예후를 고려할 때
수술을 통한 자궁의 해부학적 구조를 교정이 합리적이라는 견해가 보편적인 임상의의 관점입니다.
근층내 근종에 대해서는 데이터가 혼재되어 있어 체외수정을 우선 시도해 볼 여지가 있고,
반복적인 착상 실패의 원인을 찾지 못하는 경우 수술적 치료를 고려해볼 수 있다는 정도가 보편적인 인식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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갑상선 기능 장애

신체대사를 조율하는 주요 장기 중 하나인 갑상선은 타 장기의 조직의 정상적인 기능 유지에 필수적인 역할을 합니다.

2.5 mIU/L 를 기준으로 TSH의 농도가 체외수정을 통한 임신 예후에 미치는 영향을 조사한 Baker 등의 연구결과에 따르면
2.5 mIU/L 이상의 TSH 레벨을 보인 산모의 분만 주수와 신생아의 출생 다시 체중이 상대적으로 적게 나타났고,
자연 유산의 위험율은 통계적으로 의미 없는 범주의 증가세를 보였습니다.
그에 비해 Reh 등은 1055명의 여성을 대상으로 진행한 연구에서 TSH 레벨의 차이가
임상적 임신율, 생아 출산율, 유산율 등에 의미있는 상관성을 보이지 않았다고 보고하였습니다.

Toulis 등은 정상적인 갑상선 기능을 유지하는 자가면역성 갑상선질환(자가면역 항체인 TPOab 나 TGab가 확인되는 경우)이
체외수정 과정에서 난임 여성들의 체외수정 예후와 유산 위험에 미치는 영향을 조사하엿습니다.
연구 결과 자가면역성 갑상선 질환을 가진 여성들의 유산 위험율은 건강한 여성에 비헤 2배가량 높게 나타났으나
구체적인 기전은 불분명한 것으로 남았습니다.

129명의 자가면역성 갑상선 항체 양성을 보이는 겪는 여성을 대상으로 진행한 Revelli 등의 연구에서는
체외수정 기간동안 38명의 여성에 대해서는 아무런 처치를 진행하지 않았고, 55명은 레보사이록신(LT)을 처방받았으며
38명은 LT와 아스피린(ASA), 프레드니소론 (P) 병합요법을 진행하였습니다.
200명의 항체 음성 대조군과 각각의 실험군의 결과를 대조한 결과
병합요법을 진행한 집단에서 현저히 높은 착상율과 임신 성공율이 높게 나타나
항체 음성 대조군과 비슷한 수준의 체외수정 결과를 보였습니다.

저자들은 정상 갑상선 기능을 가진 자가면역성 갑상선 항체 양성을 보이는 난임 여성들이 체외수정 과정에서
LT+ASA+P 병행요법이 양호한 예후를 도모하는 의미있는 보조치료가 될 수 있다고 제안하였으나
무작위 전향연구를 통한 후속 근거 확보가 필요한 상황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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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궁 기형

자궁 기형은 습관성 유산의 주요 원인으로 알려져 있고,
기형을 교정하는 수술적 치료를 통해 난임을 일부 개선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되기도 합니다.
실제로 자궁 기형이 난임을 유발하는가에 대해서는 많은 추정이 관여할 수밖에 없습니다.
기존의 대다수 문헌이 소규모의 통제되지 않은 임상실험이나 임상 증례에 그치는 수준이기 때문이죠.

Mollo 등이 진행한 통제 실험에 따르면 자궁중격을 가진 44명의 여성 (group A) 에 대하여 중격 절제를 시행하고
12개월 후 추시한 결과 원인불명 난임을 겪는 132 명 (group B)에 비해 생아출산율이 현저히 증가하였습니다.
다만 본 연구 결과는 수술에 동반된 잠재적 합병증에 대한 평가가 이루어지지 않았고,
소규모로 진행된 한계로 치료의 유효성을 일반화하는 근거로 활용되기 어렵습니다.

요컨대, 자궁 중격을 비롯한 자궁기형은 반복착상장애의 위험요인으로 추정되지만
유력한 근거가 불충분한 상황으로,
수술적 치료는 원인 불명의 반복적 착상 실패를 극복하기 위한 임상적 판단의 몫으로 남아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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면역요인과 혈전성향

체외수정에 관여하는 인자로서 면역학적 요인, 혈전성향증이 미치는 영향에 관한 주제만큼 논란이 많은 경우도 드뭅니다.
항인지질항체와 응혈인자는 습관성 유산의 주요 원인으로 알려져(실제 여부와 상관없이)
체외수정 분야에서도 꾸준한 연구 주제가 되고 있습니다만
배아가 도래했다는 시그널없이 착상을 방해하는 인자들에 대한 검증되지 않은 논의가 이루어지는 것이
무의미하다고 지적하는 입장이 있는 가하면
다른 측에서는 이러한 시그널은 배아와 무관하며 내막 여건에 관련된 문제라고 주장합니다.

이러한 혼전 속에서 미 생식의학회 실무위원회는 2008년 16편의 리뷰 논문을 토대로
‘‘항인지질 항체는 체외수정 성공 여부에 영향을 미치지 않는다’'
수정된 견해를 발표하였습니다.
각각의 리뷰의 결론에서도, 16편의 리뷰에 활용된 2053명의 환자 데이터를 재차 총합한 결과에서도
항인지질 항체와 체외수정의 결과 간의 상관성을 찾을 수 없었기 때문이지요.
이러한 맥락에서 실무위원회 견해는 체외수정을 준비하는 부부들에 대한 항인지질 항체 검사는 적응증이 될 만하지 않고,
그를 근거로 한 치료 역시 정당화되지 않는다는 결론을 냅니다.

혈전성향증이 체외수정에 미치는 영향에 관한 최근 리뷰에서도 난전은 계속되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저자는 694편의 케이스리포트, 사설, 리뷰, 메타분석 및 부적절한 결과를 보고한 연구나
ASRM의 리뷰에서 제외시켰던 연구들까지 포함시켜 분석을 진행하였습니다.

항인지질 항체에 대한 평가가 이루어진 29건의 연구 (총 5270명)에서 난임 환자의 항체 양성율은 0~45%까지 다양한 편차를 보였습니다.

케이스 컨트롤 연구들에서
한 개 이상의 항인지질 항체의 존재는 보조생식술의 실패 위험을 3배 이상 높이는 것으로 나타난데 비해
일련의 코호트 연구들을 분석한 결과에서는
상반된 결론- 항인지질 항체는 임상적 임신 성공률, 생아출산율 등과 무관함이 확인되었습니다,

케이스 컨트롤과 코호트 연구는 방법론적 관점에서 Level II-2 수준의 신뢰를 가지는 연구방식으로서 각각의 장점과 한계를 가집니다.
연구 방식에 따라 일정 요인이 영향력이 부각되기도, 축소될 수밖에 없는것이 사실이죠.
더군다나 분석에 활용된 케이스 컨트롤 연구들간의 비균질성
- 어떤 연구에서는 경산부를 대조군으로 삼았고, 다른 집단에서는 보조생식술을 통한 생아 출산에 성공한 그룹을 대조군으로 설정하는 등 이 결과의 신뢰성에 한계를 만듭니다.

이처럼 혼란스러운 연구결과들은 여전히 항인지질 항체나 혈전성향증에 관련된 논란의 양대진영에
각자 논리를 강화하는 근거들을 편의에 활용되고 있고
임상의가 간절히 원하는 Level 1의 가이드라인은 아직 먼 기대로만 남아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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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 논문의 저자는 난임 진료 과정 중 매 케이스마다 체외수정의 확률을 가늠하는 과정이
마치 기상 예측과 비슷하다고 느낀다는 재미있는 비유로 서두를 시작합니다.

동전의 앞뒤를 예측하거나, 룰렛의 색을 맞추는 것 처럼 산술적인 통계가 가능하다면 명쾌하고 간편하련만
환자 개인의 난임 과거력과 부부 양측의 건강상태는 물론, 해당 치료과정상의 일반론적 확률까지 고려해야하는
임상의에게 매 케이스의 예후를 가늠하는 과정은 그렇게 똑떨어지는 값을 기대하기가 어렵다는 고충이 있지요.

우리가 다음날 맑은 날씨를 확신할 순 없더라도 기대할 수 있는 확률과 이유가 일정한 것처럼
저자는 보조생식술의 예후 역시 어느정도의 근거와 배경을 통해 성패를 가늠할 수 있는 수준이라고 설명합니다.

오랜 역사동안 관찰된 기압골, 풍향, 습도 등이 가까운 미래의 날씨 경향을 예측하는 근거를 쌓아온 것처럼
보조생식술의 예후에 관여하는 수많은 인자를 고려하고 긍정적인 면과 부정적인 면을 가늠하는 것 또한
어디까지나 확률론일 수 밖에 없으니까요.

다만 내일의 날씨가 비가 올 확률이 65%라는 표현이 주는 신뢰감이 맑은 날씨를 만난다고 해서 무너지는 것이 아니지만
(오히려 반갑고 운이 좋다고 느끼겠죠? ^^)
장장 일주일 내리 비가 내릴 확률이 65%라고 이야기하는 희한한 예보에 대해서는 의심이 생기는 것처럼
난임에 관해 우리가 알고있는 수많은 예측인자를 근거로 보조생식술의 성패를 이야기할 때도
이 글에서 다룬 다양한 잠재요인들이 미치는 영향들이 남아있는 한
임상 현장에서 이야기하는 가능성은 어디까지나 매번 거듭되는 확률론이 될 수밖에 없다는 사실을 저자는 당부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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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트와 깊은 경륜이 느껴지는 저자의 글에 백번 공감하면서
저희가 조심스럽게 덧붙이는 말씀은
언제까지 얼마만큼의 노력이 필요할지에 대해 비록 확률로 이야기 할 수 밖에 없을 지라도
날씨처럼 나의 의지나 노력으로 바꿀 수 없는 문제가 아닌
내 몸, 내 안에서 일어나는 건강한 변화를 도모하는 적극적인 의지는
분명 긍정적인 결과에 보탬이 될 수 있다는 점입니다.

자궁근종이나 폴립을 진단 받은 경우
병변을 최소화하여 반복착상실패를 극복하는 가시적 목표를 잡는 것도 중요하지만
자궁질환이 생기게 된 소인을 고려하고 착상 환경에 도움이 될 수 있는 자궁환경을 조성하기 위한
치료와 생활관리의 병행이 필요할 것입니다.
수술적 치료가 불가피할 경우 반복착상장애의 또다른 원인인 자궁내유착을 예방할만한 충분한 조리과정을
가지실 것을 권유드립니다.

체중관리와 금연 등 일상에서 지속적인 노력이 필요한 섭생관리는 더할 나위 없구요.
마음처럼 선뜻 움직여지지 않는 몸의 습관이 고민이시라면
기탄없이 가까운 한방의료기관을 찾아 상의해보시는 것도 좋겠습니다.

반복된 실패로 움츠러든 몸과 마음을 먼저 돌보고 추스려
지금 내가 할 수 있는 일들부터 차근차근 지치지 않고 해나가 보세요.
쫓기는 마음을 내려놓고 부부 스스로 건강하고 여유로운 삶의 호흡을 유지할 때
따뜻한 햇살 90%의 예보를 맞으실 수 있을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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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보다 더 건강하고
아름다운 당신의내일을
이야기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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