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신성공률을 높이기 위해 반드시 자궁내막증 수술을 해야할 필요는 없습니다.[대전 자궁내막증 난임 유앤그린 여성한의원]
지난 포스팅에 이어 자궁내막증의 수술적 치료의 유효성과 한계에 대한 이야기를 나누겠습니다.
앞서 말씀 드렸듯 자궁내막증을 겪는 여성들이 수술을 결정하게 되는 직접적인 계기는 통증과 난임입니다.
극심한 통증을 해결하기 위해 어려운 결정을 내리신 경우에도 수술이 치료의 종결이 아닌 중요한 과정 중 하나로 여기시고,
수술 후 관리와 재발방지에 힘쓰실 것을 당부드렸습니다.
자궁내막증에 따른 통증이 여성의 몸과 마음, 사회적 건강을 파괴적으로 침해하는 문제라면,
오늘 저희가 함께 이야기 나눌 난임은 보다 표면적으로 드러나지 않는 문제인만큼
무겁고 어려운 숙제라고 표현할 수 있겠습니다.
결혼이나 자녀계획이 남녀 두사람만의 자연스럽고 개인적인 주제이기보다
양가 어른들과 심지어 친구 지인의 일상적인 관심사가 되는 우리사회에서
난임 여성이 안는 심신상의 부담은 더욱 크고 버거울 수밖에 없으니까요
기존의 연구에 따르면 25~50%의 난임여성이 자궁내막증을 겪고 있고,
자궁내막증을 진단받은 여성의 30~50%가 난임을 경험하고 있다고 합니다.
각종 문헌별 유병율의 편차가 매우 큰 편이어서 이 질환이
여성난임에 미치는 실질적 영향을 정량화하는 것은 어려운 실정이지만,
한 연구에 따르면 자궁내막증은 건강한 생식능력을 가진 여성에 비해
난임여성에 6~8배 이상 빈번히 확인되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자궁내막증과 난임의 구체적인 인과관계를 밝히는 과정은 앞으로도 많은 노력이 필요한 부분이지만,
이 질환의 주된 병태인 만성염증과 유착에 의해 자궁 및 부속기의 기능과 구조를 변형시켜
가임력을 떨어뜨리는 것이 주된 기전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자궁내막종에 따른 난소의 손상
자궁내막조직이 난소에 자리잡아 정상적인 조직을 손상시키며 침윤과 증식을 지속하고
낭종을 형성하는 상태를 특정하여 자궁내막종이라고 합니다.
비록 크기가 작은 (4cm 미만) 내막종일 지라도 난소 표면의 정상적인 조직을 손상시키며
섬유성 병소를 형성하여 난포의 밀집된 성장을 방해할 수 있습니다.
또한 배란 및 난자의 수송을 방해하는 기계적, 기능적 요인으로 작용하기도 하며 난자 채취를 위한 접근에 어려움을 줍니다.
자궁내막증(종)에 따른 생식세포의 질 저하
자궁내막증에 따른 난임의 주된 기전 중 하나인 난자의 질 저하는 보조생식술의 성패를 가르는 중요한 문제입니다.
이와 같은 현상은 경미한 수준의 자궁내막증에서도 관찰된다는 점에서
난포의 성장과 성숙에 관여하는 세포내 미세 환경의 변질에 기원하는 것으로 추정됩니다.
만성 염증도 난포액 내의 호르몬과 사이토카인 조성의 변질이 양질의 난자와 배아를 성장시키는데
악영향이 될 수 있다는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습니다.
이러한 가설은 건강한 여성으로부터 난자를 공여받은 자궁내막증 여성집단에서
착상율과 임신율이 향상된 실험을 통해 입증되기도 하였습니다.
난관 요인이나 남성 난임으로 보조생식술을 받는 여성(대조군)의 난자와
경도 내지 중등도의 자궁내막증을 겪는 여성의 난자 세부구조를 비교한 위 사진을 살펴보면
대조군의 세포질에 자리잡은 미토콘드리아(M)이 비교적 정상적인 형태와 분포를 보이는 반면,
자궁내막증 집단에는 비정상적인 미토콘드리아(AM)가 빈번히 관찰됩니다.
건강한 생식기능 유지를 어렵게 하는 골반강, 자궁 환경
- 생식세포의 기능에 악영향을 미치고 난관의 움직임을 방해하는 체액조성 - 생리혈의 역행으로 복막과 골반강내 장기에 퍼진 자궁내막조직이 정상적으로 소멸되지 못하고 자리잡아 증식, 유착됩니다. 이 과정에서 골반강내를 주행하는 감각신경, 자율신경 경로에도 침윤이 동반되어 신경인성 염증반응을 가중시킵니다. 자궁내막조직 자체에서 분비되는 에스트로겐과 PGE2, MCP-1, NGF, MMPs, VEGF, IL-8 등이 불필요한 혈관과 신경을 신생시켜 병소의 면적과 깊이를 늘려가며 복막 내 체액 조성을 변질시킵니다. 일부 여성에서는 자가면역 항체가 확인되기도 합니다.
- 호르몬 리듬의 변질 - 뇌하수체 난소축의 내분비기능이 실조로 정상적인 난포의 성장 및 배란이 방해되거나 황체기부전,등이 빈번히 관찰되며 자궁내막의 수용성과 착상에 악영향을 미칩니다.
- 착상여건의 장해 - 착상에 관여하는 세포부착인자나 생리활성물질의 감소가 배아의 안착을 방해하고 자궁내막의 프로게스테론에 대한 저항성 증가로 착상에 불리한 환경을 만듭니다.
자연임신시도와 보조생식술의 선택
자궁내막증 여성의 자연임신 시도는 나팔관과 난소의 기능과 형태가 잘 유지되고 있는가를 비롯하여
여성난임의 기타 요인이 병존 여부, 남성난임 동반 여부를 고려하여 결정하게 됩니다.
자궁내막증을 겪는 여성이 고령(35세 이상)이 과거에 자궁내막증 수술치료를 경험하였거나,
꾸준히 자연임신을 시도하는 과정에서 실패를 반복하는 경우, 난관요인이나 면역학적 요인을 동반여부,
남성 난임인자 유무 등 특정한 상황에 따라 보조생식술을 우선적으로 고려할 수 있습니다.
아쉽게도 이러한 보조생식술 성공율 또한 난임의 여타요인에 비해
자궁내막증 여성 집단의 결과가 상대적으로 낮다는 사실이 확인되었습니다.
이 과정에서 가임력과 수태능을 향상시키기 위한 다각적인 노력의 일환으로 자궁내막증을 우선적으로 치료하는 것은
난임을 극복하는 근본적이고 의미있는 시도가 될 수 있습니다,
지금까지 이루어진 연구에 따르면 자궁내막증의 서양의학적 약물 치료는 난임 해결에 뚜렷한 기여를 입증받지 못하고 있으며, 3~4기 중등도 이상의 유착병소의 수술적 제거는 생식기능 향상에 일부 유효성이 확인되었습니다.
자궁내막증에 관련한 난임을 극복하는 수술적 치료
현재까지 합의된 자궁내막증 여성의 난임해결을 위한 수술적 치료의 적응증은
통증으로 인한 자궁내막증 수술의 결정기준과 대동소이한 원칙을 가집니다.
- 자궁내막증의 주요증상(성교통, 생리통, 골반통 등)이 현저하게, 장기간 지속되었으며, 자궁내막증 외에 기타 난임요인을 입증하지 못하고, 각종 보존적 치료 및 기대요법에 대한 반응이 떨어지는 경우
- 거대한 자궁내막종의 염전이 우려되는 상황
- 중등도 이상의 자궁내막증 (3~4기)을 가진 여성이 지속되는 임신 시도에 반복된 실패를 겪는 경우
단,앞서 설명드렸듯 심부침윤자궁내막증 수술은 효과에 비해 주변 장기 및 주요 조직 손상 등
위험부담이 크므로 극심한 통증을 동반하는 경우가 아닌 한 우선적인 치료로 권장되지 않습니다.
질병도 치료하고, 임신 가능성을 높일 수 있는, 어쩌면 일거양득의 방법인 수술적 치료에
이렇게 엄격한 적응증을 두는 이유는 무엇일까요?
이러한 의문의 답은 크게 두가지 관점으로 이야기 할 수 있습니다.
1. 수술적 치료의 명과 암
수술적 치료는 유착되고 증식된 병소를 절제함으로써
자궁과 부속기의 구조와 기능를 회복시키는 독보적인 장점을 분명히 가집니다.
자궁내막증의 만성적인 진행을 (단기적으로나마) 막을 수 있고, 보조생식술 과정에서 난자채취의 접근이 용이해지며,
비교적 드물지만 내막종의 파열에 따른 급성 복증을 예방하고 악성종양의 조기진단 및 제거가 가능하다는 점등이
부수적인 효과로 언급되기도 합니다.
그러나 수술과정에서 병리적인 조직만을 깔끔하게 절제하는 것은 불가능하기에
정상적인 난소조직의 손상이 동반될 수 밖에 없고 이로인해
수술 후 난소의 반응성이 오히려 감소하게 되는 것이 가장 큰 문제입니다.
이는 집도의의 경륜이나 기술의 정교함을 높인다고 해서 피할수 있는 문제가 아니며, 재발율이 높은 본 질환의 특성상
수술의 횟수가 반복될 수록 난소기능 저하가 심화되어
임신 성공율 또한 도리어 감소하게 된다는 사실도 기억하실 필요가 있겠습니다.
3cm에서 6cm 사이 크기의 자궁내막종을 가진 난임여성을 대상으로 세포질내 정자주입술을 시행하기에 앞서
자궁내막종을 수술적으으로 절제한 그룹(1)과 바로 보조생식술을 진행한 그룹(2)으로 나누어
배란유도과정상의 특성을 살피고 임신 결과를 비교분석하였습니다.
그 결과, 절제를 시행한 집단과 치료를 시행하지 않은 집단의 임신 성공율에는 의미있는 차이가 발견되지 않았고
수술군에서 배란유도에 필요한 약물요구량과 치료기간이 늘어난데 비해, 회수된 난자수가 적었음을 확인하였습니다.
3년 전 우측 자궁내막증 절제한 34세 여성의 난소 양측 초음파 영상 비교 -
시험관아기 시술을 앞두고 hCG 주입한 당일
건강한 난소(아래)는 충분한 난포성장(10개)이 확인되는 데 비해
수술 부위의 난소 (위)는 모호하고 불분명한 상을 동반하며 난포가 관찰되지 않습니다..
아울러, 증상이 없거나 경미한 자궁내막증 여성의 보조생식술의 성공율을 높이기 위한 사전처치로 시행하는
복강경 수술은 유효성이 보편적으로 입증되지 않은 상황입니다.
유럽생식의학회의 자궁내막증 진료 가이드라인 (2013)에서도 보조생식술 성공율을 높이기 위한
수술적 치료의 유효성은 근거가 없음을 확인하고 있습니다.
이러한 이유들을 근거로 수술적응증은 매우 구체적이고 제한된 상황으로 국한되고 있으며.
치료를 결정하는 과정에서 여성이 이러한 문제점과 한계에 대한 정보를 충분히 제공받아
합리적인 의사결정을 하는 과정이 필수적입니다.
2. 질환 본연의 문제
위에서 설명드렸듯 자궁내막증은 다각적이고 복잡한 경로로,
아직 충분히 밝혀지지 않은 병리를 동반하며 여성의 생식기능 전반에 악영향을 줍니다.
서양의학적 약물치료가 자궁내막증 여성의 가임력 향상에 직접적인 효과를 내지 못하는 것은
이러한 복합 병리를 극히 제한된 기전으로 차단하려는 시도가 보여주는 한계라 할 수 있고,
수술적 치료 또한 가시적인 병소의 절제를 목표로, 자궁내막증 병리 진행을 늦추고
단기적인 구조와 기능 회복에 의의가 가지므로 이 질환의 재발과 수술에 따른 부담은
중장기적으로 여성의 생식기능에 부정적인 영향을 줄수 있습니다.
이는 치료법 자체의 완성도나 효과의 문제이기보다,
자궁내막증의 넓고 복잡한 병태생리의 전반에 접근가능한 치료 방식이 부재한 것이라 보는 것이 보다 정확하겠습니다.
극심한 통증으로 인한 선택이건, 임신을 간절히 바라는 마음을 바탕으로 한 결정이건
자궁내막증 수술은 치료과정의 종착점이 아니라 중요한 일부라는 점을 기억해주세요.
특히 난임을 극복할 수 있는 일말의 가능성을 놓치고 싶지 않은 간절한 심정으로 수술을 결정하시는 여러분께는
저희가 소개해드린 수술적 치료의 적응증과 한계에 대해 충분히 기억하시고
보다 길게, 건강하고 현명한 선택을 해주시길 바란다는 말씀을 드립니다.
읽으시며 느끼셨겠지만 자궁내막증은 난임을 일으키는 국한된 실체이기보다
여성 건강 전반에 영향을 미치는 총체적인 현상에 가깝기에,
치료 또한 보이는 문제 너머의 병리를 개선하는 노력이 이루어지지 않는다면 단기적인 효과에 그치기 쉽습니다.
수술적 치료를 선택하신 여성이라면 더더욱 향후 임신을 준비하는 과정에 정성이 필요하고,
보존적 치료를 결정하신 여성들께서 보다 장기적이고 꾸준한 노력과 계획을 준비하셔야 하는 이유가 되겠습니다.
이어지는 내용에서는 자궁내막증의 한의학적 치료와 보조생식술을 돕는 한의학적 방법들에 대한 정보를 나눌 예정입니다.
행복한 임신의 가능성을 높이기 위한 만족스럽고 현명한 선택을 하실 수 있는 기회와 여유를 가지실 수 있기를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