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궁후굴과 생리통,골반통등의 연관성[대전 유앤그린여성한의원]
‘자궁후굴’이라는 말, 들어보셨나요?
방광과 직장 사이에 존재하는 자궁은 일반적으로 앞쪽 방광을 향하여 누워있는데,
간혹 질 축과 비슷하게 서있거나, 더 뒤쪽으로 넘어가 직장쪽으로 꺾여있는 경우가 있습니다.
이런 경우를 ‘자궁후굴’이라고 하는데, 20%~30%의 여성들에게서 관찰되는 것으로 추정됩니다.
자궁후굴 각도를 평가하는 방법은 크게 두 가지가 있습니다.
1) 자궁축과 자궁경부의 종축이 이루는 각도로 계산하기도 합하며, (왼쪽)
2) 자궁축과 질축이 이루는 각도로 계산하기도 합니다. (오른쪽)
즉, 자궁체부가 후굴되면 retro-flexion, 자궁경부가 후굴되면 retro-version이라고 하며,
두 개가 동시에 관찰되기도 한답니다.
그러나 몇 도 이상 뒤로 꺾여야 자궁후굴이라고 하는 지에 대하여 표준은 아직 없습니다.
자궁후굴이 주목을 받기 시작한 것은 오래되지 않았습니다.
골반내 그 어떤 질환도 없음에도 만성골반통, 생리통, 그리고 성교통이 생기는 것을 고민하며,
자궁후굴이 통증을 유발하는 것이 아닐까...? 라고 고민하게 된 것이죠.
2006년 그리고 2014년 발표된 두 가지 임상실험논문을 통해서 살펴보겠습니다.
111명이 갱년기여성을 대상으로, 골반내진을 통하여 자궁의 위치와 유동성을 체크하였고,
설문지를 통하여 통증양상을 체크하였습니다.
그 결과 24.3%에 해당하는 27명의 여성에게서 자궁후굴이 발견되었는데,
자궁후굴유무에 따라 성교통의 빈도나 강도가 더 높게 나타났으며,
생리통의 빈도 또한 더 높게 나타났습니다.
골반내 다른 원인질환이 없는 데도 성교통(67%)과 생리통(42%)을
다른 여성들보다 더 심하게 겪고 있음을 확인하였습니다.
이전까지는 골반내진을 통하여 자궁후굴을 평가해왔으나,
이 연구에서는 질초음파검사를 통하여 평가의 정확성을 더 높일 수 있게 되었습니다.
총 181명의 골반통 환자들은 골반내진과 질초음파검사를 받고,
생리통, 배란통, 성교통에 대해 설문지의 1부터 10까지에서 통증정도를 체크했습니다.
그 결과, 자궁경부의 후굴은 자궁체부의 후굴이 있는 여성에서 더 많이 관찰되었으며,
자궁체부의 후굴보다 자궁경부의 후굴이 통증에 영향을 주는 요인으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생리통의 빈도와 강도 모두 더 높았는데, 이 연구에 참여한 모든 여성에게 생리통이 있었으므로,
자궁의 위치 때문에 생리통이 유발된다기보다 더 심해지다는 표현이 적절할 것 같습니다.
자궁체부의 후굴은 골반통이나 생리통에 영향을 미치지 않으나,
자궁경부의 후굴은 생리통과 관련이 있었습니다.
정확히 말하자면, 앞쪽, 뒤쪽 상관없이 자궁경부가 과도하게 꺾여있는 것이
생리통을 더 심하게 만들었으며,
자궁의 위치에 따라 생리통의 강도를 색으로 표시한 위의 그림을 통해 쉽게 이해할 수 있을 것입니다.
- 여기에 참여한 여성들은 모두 골반통을 가지고 있었으므로, 이 연구결과를 모든 여성들에게 일반화할 수는 없을 것입니다.
왜 그럴까요? Mechanisms remain unclear.
구조의 이상이 기능의 이상을 야기하는 것은 어쩌면 당연할지 모르겠습니다.
몇 가지 제시되는 주장으로는 다음과 같이 정리해 볼 수 있습니다만,
- 성교시, 남성의 페니스가 (비정상적인 위치에 있는) 자궁에 가하는 충격으로 인한 성교통
- 자궁저부와 천골사이를 연결하는 인대가 늘어나면서 생기는 골반통
- 월경혈의 배출을 방해하면서 나타나는 생리통
- 정맥울혈로 유발되는 다양한 골반통
자궁후굴이 통증을 증가시키는 기전에 대해서 확실하게 밝혀지지는 않았답니다.
그렇다면 자궁후굴을 교정한다면 통증이 없어지지는 않을까요?
자궁후굴이 골반통을 유발한다는 것에 대해서 아직까지도 논란이 있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자궁후굴을 교정하기 위한 다양한 수술기법들이 발전되어왔습니다.
간단한 자궁내 장치를 사용하여 자궁후굴을 교정하고,
이를 통해 골반통을 효과적으로 완화시켰다는 상당히 자극적인 연구결과(Ott et al)가 있었는데요,
이 방법은 지난 10년간 적어도 10개의 연구에서 이미 시도했었던 것이지만,
실험디자인에서 한계점이 많은 연구들이였습니다.
그 중 단 1개의 연구에서 실험군과 대조군을 비교하여,
자궁후굴교정수술이 성교통과 생리통을 눈에 띄게 완화시켰다고 보고하였으나,
이마저도 완전한 RCT 실험은 아니였으며, 환자의 40%를 분석에서 배제하는 등 허점이 많았다.
어쨌든, 이런 수술적인 방법은 아직 충분한 데이터가 쌓이지 않은 상태입니다.
골반내 특이질환이 확인되지 않는 만성골반통, 성교통, 생리통이 있다면
한번쯤 자궁후굴 때문이 아닌가 생각해볼 수 있을 것입니다.
또, 자궁후굴은 임신중 골반통을 더 가중시키기도 하므로
임신을 계획중인 여성들은 산전검사를 통해 확인하시고
허리와 골반을 미리 강화하는 임신준비를 하시길 권해봅니다.
참고문헌
Arnaud Fauconnier et al, Mobile uterine retroversion is associated with dyspareunia and dysmenorrhea in an unselected population of women, European Journal of Obstetrics & Gynecology and Reproductive Biology, 2006;127;252-256
ANGELO CAGNACCI et al, Intensity of menstrual pain and estimated angle of uterine flexion, Nordic Federation of Societies of Obstetrics and Gynecology, Acta Obstetricia et Gynecologica Scandinavica, 2014;93;58-63
Fred Howard, Is Uterine Retroversion and Retroflexion a Disease That Requires Surgical Correction?, The Journal of MINIMALLY INVASIVE GYNECOLOGY, 2010;17(6);671-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