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음파상 다낭성난소가 보이지않아도 다낭성난소 증후군일 수 있습니다.
다낭성 난소 증후군은 한국 여성이 겪는 속발성 무월경의 가장 흔한 원인이자,
가장 흔한 부인과 내분비질환 중 하나로서, 전체 가임 여성의 6% 정도에 영향을 주는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증후군이라는 명칭이 붙는 데서 알 수 있듯
부인과학 임상가와 연구자들이 이 질환에 대한 다양한 임상 증상과 검사 소견을 보고함에도 불구하고
일관된 진단기준을 맞추기 어려울 만큼 정의가 확립되지 않은 질환입니다.
그러다보니 초경이후 생리불순이야 누구나 겪을 수 있는 일이려니
딸의 증상을 무심히 여기다 병명을 접하고 당황하시는 어머니들도
진료실에서 어렵지않게 만날 수 있습니다.
건강정보를 접할 수 있는 다양한 매체들이 발달한 오늘날,
비교적 대중적인 질환이다보니 병명이나 주요증상 정도는 알고 있었지만
나의 생리불순이라 여겼던 증상이 여기에 해당되는 문제라고는 생각지 못하실 수도 있구요.
임신을 준비하며, 뜻밖의 진단을 받고 당황하시는 분들도 계시기도 합니다.
이번 포스트에서는 우리나라 여성들의 다낭성 난소증후군 진단에 필요한 조건들을 찾고
판단하는 과정이 그리 간단하지만은 않다는 이야기를 나눠보려합니다.
잘 알려져 있듯 이 질환은 남성호르몬의 만성적인 증가, 인슐린 저항성 등의 특성을 보이며,
비만, 다모증, 무배란, 난임 등이 대표 증상입니다.
현재 다낭성난소 증후군을 진단하는 가장 신뢰있는 기준은
1. 희발월경 혹은 무배란
2. 고 안드로겐혈증의 임상적 혹은 생화학적 징후 : 다모증, 여드름, 남성형 탈모 등
3. 초음파에서 다낭성 난소가 보이는 경우
이 3가지 중 2가지 이상을 만족하며 다른 원인질환 가능성이 배제되는 경우입니다.
희발월경과 무배란은 이 질환의 가장 보편적인 증상입니다.
불규칙한 월경주기와 무월경 외에도 에스트로겐과다에 의한 불규칙 과다월경(menometrrhagia) 및
부정기 출혈 등과 같은 생리 불순이 동반되기도 합니다.
고안드로겐 혈증에 의한 다모증은 굵고 뻣뻣한 털이 색깔이 진한 남성형 종말털이 자라는 증상입니다.
인종에 따라 발생률 차이가 있어서 미국인 다낭성 난소 증후군 환자의 경우 70%에서 다모증이 관찰되지만,
일본 지역에서는 10~20% 정도에서만 다모증이 나타납니다.
또한, 고안드로겐 혈증은 다모증 뿐 아니라 남성형탈모를 만들기도 하므로
모발이 많건 적건 혈액검사를 통해 정확한 진단이 필요합니다.
여드름 역시 고 안드로겐혈증의 결과로 나타날 수 있습니다만,
청소년기 여성의 30~50%가 여드름이 생기는데, 이들이 모두 다낭성 난소 증후군의 위험이 있다고 볼 수 없겠지요?!
만 9세 이전에 여드름이 발생한 경우, 10대 초기에 심한 낭포성 여드름이 생기는 경우,
10대 후반~20대 이후에도 지속되는 여드름인 경우에는 호르몬 검사를 고려할 수 있겠습니다.
심지어, 다낭성 난소 증후군을 겪는 여성들이 위에 설명드린 고안드로겐 혈증의 임상 증상을 보이는 경우에도,
반드시 혈액 검사에서 안드로겐 증가 소견을 보이는 것은 아니구요.
주요 진단기준에서 빠진 비만도 인슐린 저항성을 보이는 다낭성난소증후군 환자에 동반되기 쉬운 문제입니다만,
우리나라 여성들의 경우 비만하지 않은 다낭성난소증후군 환자들이 많고,
인슐린저항성 또한 다낭성 난소 증후군 여성의 몸무게에 상관없이 약 50% 정도에서 관찰된다는 점에서
필수요건으로 넣기 어렵습니다.
정리해서 말씀 드리자면 ‘비만과 다모증 등 잘 알려져 있는 증상 없이도 다낭성난소증후군을 겪을 수 있다'정도가 되겠습니다.
다낭성 난소의 초음파 소견
이미지 출처 : https://www.montereybayivf.com/understanding-infertility/polycystic-ovarian-syndrome/
경증의 다낭성 난소 증후군은 불규칙한 생리주기에 초음파 상 난소의 다낭성 소견을,
중증의 다낭성 난소 증후군은 여기에 혈증 남성호르몬 증가와 인슐린저항성을 보이는 경우가 많습니다.
그러나
초음파에서 다낭성 난소가 보이더라도,
여성이 배란장애나 고안드로겐혈증이 없다면 다낭성난소증후군으로 진단하지 않습니다.
난소의 초음파 소견은 정상이더라도 생리주기가 불규칙적이고
무배란과 인슐린저항성을 보이는 고안드로겐혈증이라면 다낭성난소증후군에 준한 치료가 필요하구요.
심지어 생리주기가 정상이나 다낭성난소 소견에 혈중남성호르몬 증가,
인슐린저항성을 보이는 배란성 다낭성난소증후군도 있다는 점에서 진단에 앞서
충분한 정보와 엄밀한 문진이 필수적인 질환이라 하겠습니다.
즉, "초음파에서 다낭성 난소가 보이지 않아도 다낭성 난소 증후군일 수 있고,
다낭성난소가 보여도 다낭성 난소증후군이 아닐수도 있다. " 라고
요약할 수 있겠습니다.
진단부터 이러한데 단순한 배란유도제나 인슐린 저항성을 해결하기 위한 당뇨약(메트포민)의 처방이
다낭성난소 증후군의 근본적인 해결법은 안되겠지요?^ ^
다음 포스팅에서는 청소년에게 있어 다낭성난소 증후군을 진단하고 관리하는 문제에 대해 이야기를 나눠볼까 합니다.
모든 문제성 질환이 그러하듯 다낭성난소 증후군도 초경과 더불어 관심을 두고 관리해야 하는 것으로
특히 생식기능이 완성되지않은 청소년기에는 더욱 더 인체에 무리없는 치료를 받아야하거든요.
다음 포스팅에서 뵙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