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CIHM에 다녀왔습니다 [대전난임유앤그린한의원]
지난 주말, 국제 융합의학보건학회 (International Congress for Integrative Health & Medicine가
독일 슈투트가르트에서 개최되었습니다.
유앤그린한의원은 김은섭 원장님의 임상증례가 ICIMH의 포스터 발표로 채택된 계기로
3일간의 일정에참여하게 되었습니다.
앞서 소개해드렸듯, ICIHM은 AIHM(융합의학학술원) 주관 하에
매년 유럽 내외의 보건의료관계자 및 보완대체의학전문가들이 모여
세계 보건 건강 증진에 관한 다양한 이슈와 보다 나은 패러다임을 모색하는 학술 행사로서
올해에는 총 46개 국가의 회원들이 참여하였습니다.
이른 아침부터 컨벤션홀을 가득 채운 청중과 연자들의 면면은
보완대체의학이라는 학술적 경계를 훌쩍 넘어
보건의료정책, 철학, 교육 등 다양한 학제와 공신력 높은 기관 및 연구교육기관의 전문가들로 채워져
여러모로 저희가 애초 기대했던 이상의 규모와 수준의 세미나와 워크샵들이 진행되었습니다.
150여 건의 포스터가 가득 채워진 장내는
예리하면서도 애정넘치는 피드백을 주고받는 연구자들의 열의와,
유쾌하면서도 생산적인 대화가 넘쳐났습니다.
저희도 앞으로의 연구방향 설정에 귀한 지침이 될 긍정적인 비판과 제안들을 끊임없이 메모하고
포스터 면면에 담긴 연구자들의 혜안과 학구적 성취를 눈으로 귀로 더듬어나가기 여념없었습니다.
정규 세미나 외에도 다양한 소규모 워크샵과 심포지엄 일정을 고를 수 있었고,
이때 아니면 언제 보랴 싶은 마음에 욕심껏 모든 일정을 신청를 한 죄로(?^^;;)
새벽 6시부터 맨 얼굴로 이곳 저곳의 교육에 뛰어다니 바빴습니다.
한의학적 치료를 분과 클리닉으로 둔 병원 견학을 비롯해, 동종요법, 미술치료, 음악치료, 면담기법 등
견학과 워크샵으로 빡빡히 채워진 3일이었습니다.
검진과 치료 위주의 의료에 머무르는 우리나라에 비해
독일을 비롯한 유럽 국가들에서 병/의원의 역할은
건강과 삶의 질을 고양하는 방법을 제안하고,
다양한 방식으로 그러한 목표를 실천하는 공간이자 파트너라는 개념이 더해져
고유의 문화를 만들고 있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본 학회의 메인 주제이자 근본 가치를 다루는 기조 강의에서 지속적으로 강조되던 이슈,
전통의학 및 대체의학이 현대의학을 조화롭게 보완하며 인류건강 향상에 기여하는 방안 -
전인적이면서도 근거에 기반한 융합의학 모델에 대해서는
적지않은 한계와 극복되어야할 문제들에 대한 고민들로 머리도 마음도 무거울 수 밖에 없었습니다.
보완대체의학이 주류의학의 프레임으로 해결될 수 없는 건강 문제를 개선하고 보완하는 역할과 가치에 대해서는 이제 WHO에서 인정하고 적극적인 활용대상으로 받아들이는 수준에 이르렀지만,
안전성과 효율성 연구, 구체적인 임상 상황에 적용될만한 근거기반의 가이드라인의 부재는 물론,
국가별 의료체계의 차이와 제도적 한계로 인한 국제적 임상모델을 제안하기 어렵다는 점 등
수많은 난제가 쌓여있고, 앞으로 오랫동안 이 주제에 대한 논의는 반복될 수 밖에 없을겁니다.
보완대체의학이 wHO와 국가보건의료시스템의 관리 범주로 점차 진입되는 현실이
전공자와 전문가들에게 밝고 평탄한 미래를 관망하게 하기보다,
이제 더이상 오랜 역사에 기대어 우수성을 주장하고,
개인 또는 소수그룹의 경험적 지혜나 유효성을 아전인수하거나 확대해석하는 구태의연함으로는
흐름에 발맞춰 발전할 수 없다는 엄중한 메시지로 느껴졌습니다.
세계 어느 곳보다 보건의료체계에 제도적, 학제적 유리천장이 높고 두꺼운 한국 사회에서
의료인으로서보다, 국민의 한사람으로서 건강한 한국 의학과 보건의료의 미래에 대해
많은 고민을 버겁게 선물받은 시간이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