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복유산의 주요원인 (3) 내분비적 이상[대전 습관성유산 유앤그린여성한의원]
내분비계 이상과 반복유산
난관에서 수정된 배아는 통상 배란 후 4일차에 자궁강에 진입하고
착상과정은 생리주기 19일부터 23일차에 진행되며 이 시기를 착상의 창이라고 지칭합니다.
내분비기능은 착상과정에 중대한 역할을 하는 성장인자, 사이토카인,
세포접합인자와 탈락막 단백질의 발현과 조절, 억제에 주도적인 역할을 담당합니다.
자궁 내막의 성장과 분화를 조율하여 배아를 맞이할 무렵
풍부하게 발달한 나선형 혈관과 분비샘 형성을 돕는 에스트라디올과 프로게스테론이 그 대표적 예지요.
내분비기능의 불충분으로 배란에서 착상의 시기가 연장될 수록 초기 유산의 위험이 높아지는 경향을
일전의 자료를 통해 소개해드린 바 있습니다.
https://blog.naver.com/greenmiz/220620057986
이러한 근거로, 내분비기능의 장애를 가진 경우
불충분한 내막여건과 불완전한 태반형성에 따른 반복 유산의 위험이 높아짐을 짐작할 수 있습니다.
실제 황체기 결함, 다낭성난소증후군, 당뇨, 갑상선질환, 고프로락틴혈증 등을 아우르는
내분비 기능 장애는 반복유산의 원인 중 17-20%를 차지합니다.
시상하부뇌하수체 성선축과 그에 관여하는 기타 내분비기관 이미지 출처 : Pininterest
다낭성 난소증후군(Polycystic ovarian syndrome, PCOS)
다낭성 난소증후군은 배란장애, 월경불순, 고안드로겐혈증과 인슐린저항성 증가로 대표되는
내분비질환으로, 반복유산을 경험한 여성 40%에서 확인될 만큼 병리적 상관성이 높은 질환입니다.
과거에는 증가된 LH 및 남성호르몬(안드로겐)이 반복적인 임신 손실을 유발한다고 생각되었으나
최근 연구 결과 수정 직전에 과다 분비되는 LH를 억제하더라도 임신 결과를 향상시키지 못했고,
고안드로겐 혈증 또한 반복유산의 위험과의 상관성 또한 지금까지 입증된 바 없습니다.
가장 설득력을 얻는 기전은 본 질환에 흔히 수반되는 고인슐린혈증입니다.
다낭성난소증후군과 2형당뇨병은 병리적으로 상당한 교집합을 갖는 질환입니다.
다낭성난소증후군 여성을 대상으로 공복시 혈중 인슐린농도를 측정하여 유산발병율과의 상관성을 관찰한 연구에 따르면 인슐린저항성은 유산의 위험을 높이는 분명한 독립요인으로 확인되었습니다.
원인불명의 반복유산을 겪는 여성의 27%에서 인슐린 저항성이 관찰된 다른 연구 결과 또한
내당능이 임신유지에 중대한 요소로 평가될 필요성을 시사합니다.
이처럼 고인슐린혈증은 다낭성난소증후군의 통합적인 병태를 반영하며
본 질환과 비만의 상관성, 나아가 반복유산의 병리를 일괄하는 관건으로 여겨집니다.
16건의 연구를 대상으로 한 메타분석에서도
높은 체질량지수가 반복유산의 위험과 정비례관계를 보였습니다.
체질량지수 30 이상의 고도비만은 유산의 위험율을 20%이상 증가시킨다는 분석은
다낭성난소증후군에 따른 비만과 인슐린 저항성이 임신 유지에 장해가 될 수 있음을 보여줍니다.
이 외에도 비만과 고인슐린혈증 그리고 유산을 연결짓는 인자로 주목되는
PAI-1(plasminogen activator inhibitor-1)은 혈전성향을 조장하여
다낭성난소증후군 여성의 초기임신유지에 위해요인이 될 것으로 추정됩니다.
연구에 따르면 인슐린감수성을 늘리는 약물인 메트폴민은
난임을 겪는 다낭성난소증후군 여성의 반복 유산의 위험율을 개선하는 데 유효합니다.
비록 자연유산을 예방하는 효과는 여전히 불분명하고,
태반을 통과하는 약물로서 임신 중에 노출된 아기의 건강에 대한 장기적 추적관찰 결과는 아직 없지만,
메트포민은 인슐린저항성을 보이며 반복유산력을 가진 여성에
비교적 안전하고 유익한 치료가 될 수 있습니다.
물론 임신준비에 앞서 적극적인 체중감량을 통해 인슐린감수성을 개선하는 것이
가장 바람직하고 현명한 자가 치료겠지요.
당뇨
위에 같은 맥락에서 적절히 조절되지 못한 당뇨는 임신손실과 유관합니다.
높은 당화혈색소 수치(hemoglobin A1C, 특히 8%이상)는 초기 유산발생위험을 2~3배 이상 높이고
선천성기형 발병위험을 증가시키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이러한 위험율 증가에는 조절되지 못한 당뇨에 따른 고혈당 상태, 심혈관계 질환, 면역학적 기전 등이
관여할 것으로 추정됩니다.
반면 잘 조절된 당뇨는 반복유산의 위험을 높이지 않는 것으로 보입니다.
황체기 결함 Luteal-phase defect
배란을 마친 난포, 즉 황체(corpus luteum)에서 분비되는 프로게스테론은
착상의 창기간 동안 정점을 이루며 내막의 탈락막화와 풍부한 샘조직을 발달시켜
임신에 대비합니다.
시상-뇌하수체-성선 내분비축의 문제로 이 일련의 과정이 원활히 진행되지 않아
부적절한 난포성장, 희발배란, 황체기능부전과 그에 따른 프로게스테론 분비 감퇴,
안드로겐의 상대적인 증가, 자궁내막의 불충분한 성숙상태(불일치)를 나타내는 경우를
황체기 결함이라고 합니다.
갑상선질환, 난소의 기질적 병변, 고프로락틴혈증, 난소기능부전 등의 원인질환 외에도
스트레스, 과도한 운동, 비만, 급격한 체중변화 등이 병리에 관여할 것으로 추정됩니다.
황체기 결함의 유병률은 다양하게 보고되고 있지만
대체로 난임과 반복유산을 경험하는 여성의 17.4~29%에서 발견된다고 알려져 있습니다.
본 질환이 초기 임신유지에 미치는 부정적 영향에 관한 연구는 오래 전부터 이어져 왔지만
인과관계를 설명할 근거나 수치적으로 평가될만한 위험요소는 물론,
질환 자체의 명확한 진단기준도 정립되지 못한 상황입니다.
황체기결함에 따른 자궁내막의 불일치를 평가하는 방법은
연속되는 두번의 황체기에 내막 조직 검사를 시행하여
실제 월경주기와 내막조직의 발달상태 간의 차이가 2일 이상 늦어지는 경우로 제안되지만
검사의 침습성에 비해 신뢰도와 재현성, 임상적 가치가 높지 않아 활발히 적용되지 않고 있습니다.
배란기 혈중 프로게스테론 농도나 기초체온 측정 또한
내막조직의 프로게스테론 레벨 및 내막 성숙도를 직접적으로 반영하거나
임신 예후를 가늠하는 척도로 보기 어렵습니다.
이처럼 명확한 진단기준도, 구체적인 병리기전도 불분명한 현실 상
황체기결함의 치료 역시 경험적인 수준에 머무르고 있습니다.
최근 대규모 메타분석에 따르면 프로게스테론 투여를 통한 황체기 보강은
산발성 유산을 예방하는 효과는 없지만 3회 이상 연속된 유산을 겪은 경우 소기의 효과를 보였습니다.
아래에서 보다 자세히 소개해드릴 고프로락틴혈증 또한
황체기 결함 흔히 동반되는 내분비계 이상으로 치료시 보다 긍정적인 예후를 기대할 수 있습니다.
갑상선 기능이상
다양한 갑상선 질환 또한 임신 예후에 부정적인 요소로 작용할 수 있습니다.
조절되지 않은 갑상선기능저하는 (혈중 TSH [thyroid-stimulating hormone ] 상승, T4 저하)는
유산, 조산, 저출생체중, 임신성 고혈압 등 산과적으로 부정적인 예후에 관련합니다.
준임상적 갑상선기능저하(혈중 TSH 상승. 유리T4 정상) 또한 조산, 신생아집중치료실 입원율 증가, 신생아곤란증의 위험을 높이는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한 무작위 전향연구에 따르면 임신 첫 삼분기 2.5 mIU/ml 이상의 TSH 를 보이는 여성들은
임신 중 합병증을 겪을 위험이 보다 높게 나타났고,
임신에 앞서 갑상선기능저하를 교정하는 경우 예후가 양호하게 개선되었습니다.
미국 생식의학회 임상지침에서도 정상 TSH 수치의 상한선을 4.0~5.0로 간주하던 기준보다
대폭 좁혀진 2.5mIU/L를 참고하는 전문가들의 견해가 보편화되는 추세를 언급하였습니다.
적절히 관리되지 않은 모성 갑상선기능항진증은 조산, 자궁내성장제한, 자간전증, 울혈성심부전,
사산 등에 관련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으나 반복유산과의 상관성은 입증된 바 없습니다.
자가면역성 갑상선질환을 겪고 있으나 정상적인 갑상선기능을 보이는 여성에 대한 호르몬보충 요법은
그 필요성에 대해 일관된 결론을 얻지 못하고 있습니다.
이를 근거로 반복유산의 과거력을 가진 여성은 임신전, 중 갑상선기능 평가가 권장됩니다.
비록 여전히 논란이 분분한 주제지만 2012년 내분비학회에서 합의된
산전산후 갑상선기능장애의 관리에 관한 임상권고안은 다음과 같습니다. :
1. 갑상선기능장애를 동반한 여성이 임신을 준비하거나 초기임신상태인 경우 전반적인 위험평가가 필요하다.
2. 임신 중 TSH 수치가 2.5 mIU/L인 경우 재검을 통한 확진이 필요하다.
3. T4 치환요법을 통한 임신 전 TSH 수치는 2.5 mIU/L미만을 목표로 한다.
(중략)...
7. 레보싸이록신을 복용하는 여성들은 태아요구량을 고려하여 임신전 복용량에 비해 30% 수준의 증량이 필요하다.
8. 대부분의 여성은 분만 후 T4 치환요법 투여량을 임신 전 수준으로 감량할 것이다.
OTHER HORMONAL CONDITIONS
고프로락틴혈증
프로락틴은 주된 생산기관인 뇌하수체 외에도 유선, 태반, 자궁과 T 림프구에의해 합성되고 분비되며
생식기능과 유선발달, 유즙분비에 중대한 역할을 담당합니다.
과도한 프로락틴 분비는 반복유산을 겪는 여성에서 흔히 나타나며
일부 갑상선 질환, 난소기능 부전과 황체기 결함의 병리에 관여하는 것으로 추정됩니다.
실제 한 실험에서 프로게스테론의 분비가 고농도 프로락틴 조건에서 거의 완전히 차단된 결과를 보여
본 질환이 난포의 성숙을 방해하고, 황체기 내막 여건에 유해요소로 작용할 수 있음을 시사했고,
도파민 작용제를 통한 프로락틴수치의 정상화가 반복유산 여성의 생아출산율을 현저히 향상시켰다는
보고가 이러한 추정을 뒷받침합니다.
난소예비력저하
항뮐러리안호르몬(AMH) 저하, 동난포수(AFC)감소로 대표되는 난소예비력 저하가
난자의 질을 반영하는가는 여전히 논란의 대상입니다만,
보조생식술을 통한 임신의 예후에 관여하는 부정적인 인자로서 잘 알려져 있지요.
실제로 다수의 연구에서 난소예비력 저하와 임신 첫 삼분기 유산의 상관성이 밝혀지고 있지만
인과관계를 논하기엔 섣부른 지점이 아직 많습니다.
대부분의 연구가 소규모의 난임 인구를 대상으로 진행되었고,
난소예비력저하를 유발하는 원인별 유산에 미치는 영향에 대한 평가도 이루어지지 못했죠.
애초에 난소예비력 관련 지표 저하와 반복유산의 가장 명백한 원인인
고령 임신을 인과관계 해석에서 배제하는 것 또한 어려움이 많습니다.
난소예비력지표가 감소되어있어도 정상적인 생식능력을 보이는 여성들이
연구대상에 포함되지 않았다는 사실도 주목되어야할 맹점입니다.
<참고문헌>
1. 안현영. 습관성 유산의 최신 지견. 약업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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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 R.KE. Endocrine Basis for Recurrent pregnancy Loss. Obstet Gynecol Clin N Am 41 (2014) 103–112
5.N. Pluchino et al. Hormonal causes of recurrent pregnancy loss (RPL). HORMONES 2014, 13(3):314-32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