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약 먹으면 살이 찐다는 말 정말 사실일까요? [대전유앤그린 여성한의원]
그린 칼럼
한약 먹으면 살이 찐다는 말 정말 사실일까요?
1. 한약을 먹으면 '살이 찐다는 말', 정말 '사실'일까요?
많은 환자분들이 한약을 복용하면 실이 찐다는 오해로 한약 치료를 주저하거나
혹은 처방을 위한 상담 과정에서 꼭 살이 찌지 않게 해달라는 요청을 하게 됩니다.
실제 한약을 복용하는 것이 체중 증가나 비만에 어떤 영향을 끼치게 될까요?
우선 한약은 수백 종의 천연물 또는 가공된 약제를 이용하여 혼합 조제되는 약인데요.
처방받는 사람이나 치료의 목적에 따라 개개인에 맞춤되어 조제되는 약을 일컫습니다.
따라서 한약이 살이 찌는지 알아보기 앞서, 어떠한 목적으로 처방되는지 살펴볼 필요가 있죠.
마른 사람에게 살이 찌게 하기 위한 한약은 소화 흡수를 돕고 체중을 증가시키데 초점을 맞추게 되며
반대로 비만을 치료하기 위한 한약은 식욕을 감소시키고 대사를 증진시켜 체중을 감소시키게 됩니다.
이렇듯 체중을 늘리거나 줄이기 위한 목적의 한약을 복용할 경우 체중에 직접 영향을 주게 되지만
일반적인 보약이나 치료 한약이 그 자체로 살을 찌게 하는지 아래 내용들을 통해 살펴보겠습니다.
2. 한약에 포함된 '칼로리'는 얼마나 될까요?
(좌) 방풍통성산과 (우)육미지황환의 영양소 함량 (출처:OASIS 전통의학 포탈)
실제로 한약에도 칼로리가 존재하지만 그 정도가 아주 미미합니다.
다양한 한약재의 조합으로 구성된 만큼, 한약재의 종류 혹은 양에 따라 칼로리가 달라질 수 있지만
일반적으로 한약의 성분 조사에 따르면 한약의 1회 복용당 열량은 20-30kcal 이내로 아주 적은데요.
이는 하루 복용량으로 따졌을 경우에도 쌀밥 1/3 공기 정도에 해당하는 열량입니다.
대부분의 한약재는 식물성이라는 점을 고려하면 포함된 칼로리가 적을 수밖에 없죠.
따라서 한약 자체가 가진 열량은 체중에 영향을 주기엔 미미하며, 살이 찐다는 것은 잘못된 생각이죠.
3. 한약에 '스테로이드'가 들어있기 때문에 살이 찐다?
일부에선 한약에 스테로이드 성분이 들어가 있기 때문에 식욕을 높이는 작용을 한다고 말하는데,
이 또한 전혀 맞지 않은 사실로 일부 한약에 '천연 식물성 스테로이드'만 들어있을 뿐입니다.
합성 스테로이드는 항염, 진통, 해열의 효능으로 피부, 통증, 면역 질환에 사용되는 약물로
한의원에서 사용할 수 없는 전문의약품이며, 주로 병원에서 구강으로 투약되거나 주사 시술에 사용되죠.
흔히 식욕 증가, 체액 부종 등의 부작용은 합성 스테로이드로 나타날 수 있는 전신 부작용입니다.
반대로 스테로이드란 스테로이드 구조를 가진 여러 화합물을 총칭하는 개념으로써
콜레스테롤, 인체 내의 호르몬, 식물성 스테로이드를 비롯해 위에 언급한 합성 스테로이드도 포함되죠.
물론 한약재에 스테로이드가 들어 있을 수 있습니다. 하지만 이는 천연 식물성 스테로이드로
우리가 흔히 일상에서 먹는 마늘, 가지, 콩, 양파, 감자 등의 곡물과 채소에도 포함되어 있고
인체에 위해 하다거나, 살이 찌는 것과는 관련성을 보이지 않습니다.
단지 '스테로이드'라는 이름에, 천연 식물성 스테로이드와 합성 스테로이드 제제를 혼동하여 생긴 오해입니다.
4. 가장 많은 오해를 받는 '감초'에 대해서
위와 같은 한약에 스테로이드로 살이 찐다는 오해를 가장 빈번히 겪는 약물이 바로 감초입니다.
실제 감초는 약물은 한약에서 자주 사용되는 약인데요. 그럼 정말인지 살펴볼까요?
감초와 스테로이드에 대한 오해는 '글리시진'이라는 성분에서 출발합니다.
감초에 포함된 글리시진은 스테로이드 호르몬을 분해하는 효소의 작용을 방해하는 역할을 함으로써
체내 안에서 생리적으로 만들어지는 콜티솔 호르몬의 분해를 더디게 만들 수 있는데요.
하지만 한약에서 보편적으로 사용되는 감초의 용량은 1첩당 3-4g, 하루 기준으로는 6-8g입니다.
이는 극히 적은 양으로 콜티솔 호르몬의 상승을 걱정할 만한 수치가 아닙니다.
다만 감초 자체를 하루에 50g 이상씩 6주 이상을 복용하면 부작용의 우려가 있다고 하지만
한약재를 복합하여 처방을 하는 한약 치료에서 이 정도 양을 쓰는 일은 없기 때문이죠.
즉 감초가 스테로이드와 아무 연관성이 없다고는 할 수 없으므로
만약 합성 스테로이드를 투여하는 경우라면 그에 따른 상호작용에 주의가 필요하지만
일반적인 한약 치료에서 감초의 사용량의 경우라면 체중 증가의 부작용을 일으킬 만한 요소는 없다고 볼 수 있죠.
5. 한약이 체중에 미치는 영향을 어떻게 바라보아야 할까요?
앞서 언급하였듯이 한약 자체가 높은 열량을 가지고 있다거나
한약이 스테로이드를 통하여 식욕을 증가시키고 체중을 증가시키는 것은 사실이 아닙니다.
또한 과체중 혹은 비만을 치료하기 위해 그리고 체중 증가와 밀접한 관련이 있는
대사증후군/다낭성 난소 증후군 등의 질환을 치료하기 위하여 한약 치료를 하기도 합니다.
이와 반대로 스트레스 등으로 인한 식욕 부진에 한약치료를 통해
의도적으로 식욕과 소화 흡수 기능을 개선하여 음식의 섭취량을 늘어나게 하기도 합니다.
하지만 이는 일시적이며 이러한 한약 치료를 중지한 뒤에도 계속 살이 찌는 것은 드문 일인데요.
한약을 통한 체질 개선은 약해진 부분을 보완하여 균형적인 정상 상태에 이르게 하는 것이기 때문입니다.
물론 한약의 치료 효과뿐만 아니라 그에 수반될 수 있는 부작용들도 반드시 주의해서 살펴보아야 합니다만,
사실이 아닌 잘못된 오해로 인해 올바른 한약 치료를 받지 못하는 것은 안타까운 일입니다.
오늘 다루어본 "한약이 살을 찌게 하는지"가 바로 그러한 잘못된 오해에 속하는데요.
이러한 오해를 바로잡는 동시에 혹시 '한약으로 살이 찔까 하는 걱정'은 내려두시길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