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험관아기 시술에서 반복되는 착상 장애 (RIF) [대전난임불임 유앤그린한의원]
반복적인 착상장애(RIF)는 체외수정 시술 과정에서
양질의 배아가 반복적으로 착상에 실패하는 상황으로 정의됩니다.
RIF를 진단하는 착상 실패 횟수나 배아의 수가 구체적으로 규정되지 않은 실정 상
문헌이나 자료별로 조금씩 다른 정의를 하고 있습니다만,
체외수정 성공률과 각 주기에 이식되는 평균적인 배아 수를 고려할 때
통상적으로 1~2개의 양질의 배아가 각 주기에 이식이 되고,
적어도 연속 세번의 착상실패가 있을 경우로 정의할 수 있습니다.
이번 글에서는 2012년 <생식과 난임>지에 발표된 논문을 토대로
반복적인 착상장애와 관련된 요소들과 표준적인 치료적 접근에 대해 이야기를 나누겠습니다.
본문에 실린 구체적인 연구사례와 각종 기법의 유의성에 대한 내용은 과감히 생략하고
체외수정을 준비하시거나, 반복된 실패를 경험하신 난임부부들께서
알아두실만한 정보들만을 간추려 전달해드리려구요.^^
한의사와 한의학의 직능 범주 외의 분야인 체외수정을 비롯한 각종 보조생식술 기법에 대해
저희가 자세히 언급드리는 것은 전문성과 취지 모두에 부적합한 것이 사실이고,
성공적인 임신과 건강한 유지를 위한 이야기의 첫머리로서
반복된 착상 실패라는 병태에 대해 포커스를 맞추어 최신 지견을 소개드리는 수준으로
글을 이어나가보려 합니다.
성공적인 배아의 착상은 자궁 내막 환경과 배아의 질에 의해 좌우됩니다.
자궁의 해부학적 구조이상, 자궁내막 수용성 저하 및 산모의 질병(혈전 성향, 비정상적인 면역반응 등)은 배아와
자궁내막 간의 소통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수 있습니다.
질이 떨어지거나 기형적인 배아 역시 성공적인 착상을 기대하기 어렵습니다.
임상적으로 착상실패의 60% 가량은 자궁내막의 수용력 저하,
나머지가 배아 요인으로 짐작되고 있습니다.
반복적인 착상장애의 원인 - 크게 모계요소와 배아 요소로 나뉘며, 각각의 세부 원인과
그에 따른 치료방침을 제시하였습니다.
1. 모계 요인
1) 해부학적 요인
반복적인 체외수정 시술의 실패를 경험하는 여성들에게는
자궁내강의 기형 및 착상을 방해할만한 병변 유무를 파악하기 위해 자궁경검사,
초음파검사 및 자궁-나팔관조영검사 등이 권장됩니다.
검진 상 착상과 관련될만한 병변이 발견될 경우
자궁 중격절제술, 자궁내 유착 제거술, 자궁내 폴립절제술, 또는 근종절제술(특히 점막하근종),
난관수종 절제술 등의 원인질환 치료가 우선적으로 진행됩니다.
2) 손상된 내막기능
자궁내막은 각종 호르몬과 사이토카인 등의 신호전달물질을 통해
배아와 상호 소통하며 성공적인 착상을 이루어내기위한 구조적, 기능적 변화를 일으킵니다.
배아를 우호적으로 수용할만한 일련의 변화가 적절하게 이루어지면
배아가 내막 표면에 붙어 안으로 침투 하고, 성공적인 착상이 이루어지는 거죠.
잦은 소파술이나 만성적인 자궁 질환에 따른 각종 치료 및 처치 과정에서
자궁내막에 유착 및 반흔조직이 형성되거나 두께가 얇아지는 등
병리적인 변화가 일어날 경우 원만한 착상을 기대하기 어려워집니다.
자궁 내막의 두께와 패턴을 검사하여 각 생리주기와 건강하게 연동되는
내막 여건이 조성 되는지를 확인하는 이유가 여기에 있습니다.
내막 두께에 따른 임신 성공률의 상관성을 나타내는 그래프
- 자궁 두께 9mm기준으로 임신율의 현저한 차이가 나타납니다.
성공적인 착상을 위한 내막의 두께에 관한 논의는 다양하지만,
대다수 연구 결과들을 종합할 때 최소 6-8mm 정도로 볼 수 있습니다.
현재 서양의학적으로 내막의 수용성이 떨어지는 얇은 자궁내막에 대한
효과적이고 표준적인 치료법은 미비한 실정입니다.
고용량 에스트로겐, 아스피린, 실데나필(비아그라) 등 자궁내막으로 혈류를 증가시키기 위한
다양한 시도가 이루어지고 있지만 유효성에 논란이 남아있는 현실입니다.
자궁내막에 인위적인 기계적 자극을 가함으로써 '유익한' 염증 반응을 유발하여
내막의 증식을 돕는 자궁내막 자극술이나 이뮤노글로블린을 활용한 치료 등의
새로운 접근 역시 충분한 근거가 확보되지 않았습니다.
3) 혈전 성향증과 결합조직질환
혈전 성향증은 크게 항인지질 항체증후군(면역학적 요인에 속합니다)과
유전적 혈전성향증으로 나뉩니다.
면역학적, 유전적 결함으로 인해 유발되는 착상 초기 혈관 형성 부전이
반복된 착상 실패와 습관성 유산으로 이어지는 주된 기전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혈전 성향에 따른 RIF를 진단받은 여성은 소량의 헤파린 투여를 통해
체외수정의 결과 향상을 기대할 수 있습니다.
결합조직질환, 특히 항인지질항체증후군의 경우 아스피린과 스테로이드 병용요법을 진행합니다.
이들 치료법의 유효성 역시 만족스러운 수준이라 보기는 어렵고,
혈전성향을 가지지 않는 여성들에는 권장되지 않습니다.
2. 배아 요인
형태학상 양질로 평가된 배아가 자궁내에서 성장이 멈추어 낭포 단계로 발달하지 못하는 경우입니다.
1) 유전적 요인
배아 염색체의 구조적 이상(염색체의 전위, 모자이크 현상, 역전 및 결손 등)은
습관성 유산의 대표적 원인일 뿐 아니라 착상의 반복적인 실패를 만들 수 있습니다.
반복적 착상 실패를 겪는 부부들은 염색체의 구조적 이상을 배제하기 위한 검사인
핵형 테스트(karyotype test)를 통해 이상여부를 확인할 수 있고,
문제가 확인되는 경우 착상전 유전자 진단을 통해 실패의 확률을 줄여볼 수 있습니다.
다만 착상 전 유전자 진단은 초기 유산율을 낮춰주는 효과는 분명하나
생아출산율을 높이지 못한다는 점에서 분명한 한계를 가집니다.
2) 투명대 이상
투명대는 난자를 둘러싼 투명한 막으로서
정자가 최초로 침입하는 즉시 성질이 변화되어 이후 정자들이 난자에 닿지 못하게 막아줍니다.
원만한 수정이 이루어진 후에는 투명대가 적절히 얇아지며 배아가 막을 뚫고 나오는 과정
- 부화를 거쳐 착상이 일어나게 되죠.
따라서 만약 투명대가 지나치게 두껍거나 단단하여
배아가 투명대를 뚫고 나오지 못하면 착상이 불가능해집니다.
이러한 문제를 극복하기 위한 시도로
현재 일선 난임센터에서 활용하고 있는 보조부화술이 개발되었습니다만,
미국 생식의학회 실무위원회 가이드라인에 따르면 본 시술은
투명대 이상을 보이는 케이스 전반에 적응할만한 것은 아니며,
배아의 상태가 양호하지 못한 38세 이상의 여성들에 대해 선택적인 권고 수준의 효용을 가집니다.
3) 배아의 배양 및 이식 여건상의 문제
자연스러운 임신 시도로 이룬 통한 수정란은 나팔관에서 자궁내로 진입하는 과정동안
자궁내 체액을 배양액삼아 왕성한 세포분열을 일으킵니다.
체외 수정은 수정란이 8세포기(3일배아), 포배기(5일배아) 단계에 이르는 과정을
말 그대로 '몸 밖에서' 인공 배양액을 통해 이루어냅니다.
이 과정에서 배아의 일부는 불가피한 오염과 손상을 겪을 수 밖에 없고,
이식 후에도 배아의 발달단계와 자궁내막 수용성의 불일치 등의 문제로
원만한 착상에 이르지 못하게 됩니다.
이런 장애를 극복하기 위한 방법으로 나팔관내 수정란 이식, 포배기 배아 이식,
순차적인 배아이식과 배아 공동배양 등이 있으나,
보편적인 유효성에 대해 미국 생식의학 실무 위원회의 입장은 회의적입니다.
4)정자의 문제
당연한 사실로서, 반복된 착상실패의 원인에는 남성요인도 포함됩니다.
기존에 남성 난임을 진단받지 않은 남성의 정자에 대한 세포질내 형태학적 평가,
DNA 테스트를 진행하여 높은 비율의 비정상적인 정자 세포가 확인될 경우
세포질 내 정자 주입술을 고려할 수 있습니다.
면역요인
위에서 언급한 일련의 테스트 결과들이 의미없는 수준
- 즉, 정상일 때 면역 요인을 의심해볼 수 있습니다.
면역 요인은 원인불명의 반복적 착상실패의 상당 범주를 차지하는 문제로서,
난임으로 고민하시는 부부들께 익숙한 이름일 자연살해세포 (NK cell) 의 이상활성 등이
대표적인 문제로 알려져 있습니다.
습관성 유산의 주된 원인으로 잘 알려진 배우자간 백혈구 항원 유사성 또한
착상 과정에서 중대한 장해를 일으킬 수 있습니다.
면역학적 요인이 확인될 경우 배아 이식전 후로 다량의 정맥내 면역 글로블린 항체를 투여함으로써
착상의 성공률을 제고할 수 있습니다.
지난 수십년간 체외수정의 성공율을 높이는 다양한 기법과 배양 방식이 많은 난임부부들에게
기적에 가까운, 보이지 않던 희망을 안겨주었지만
착상과정은 여전히 신의 영역에 가깝다는 표현을 쓸만큼 난제로 남아있습니다.
첨단 기술과 집적된 전문가 집단의 임상경험이 반영된 최신 지견 속에서도
수많은 시도와 그만큼의 한계를 언급하고 있을 정도로
착상은 보조생식술을 통한 임신의 마지막 문턱이라고 할 수 있죠.
임신을 잘 하려면 자궁이 따뜻하고 튼튼해야한다. 씨가 좋고, 밭이 기름져야 싹이튼다..
옛 어른들께서 쓰시던 은유적 표현에 오늘 우리가 함께 공부한
건강한 착상 환경의 세세한 요건을 두루 담아안는 표현들이라는 점에서
지혜의 깊이에 무릎을 치게 됩니다.
염기서열 하나하나를 분석하며 질환을 찾고 치료를 찾는 시대를 살면서도
여전히 미묘한 생체현상 하나를 일으키는 과정에
우리가 직접적으로 개입할 수 있는 영역보다
더 나은 여건을 만드는 총체적 노력이 필요한 문제가 얼마나 많은지를 생각합니다.
그것이 우리가 가진 지식이 여전히 부족한 탓인지,
아는 것 너머의 영역에서 조화를 찾는 것이 생명현상의 진리인지는 앞으로도
오랫동안 의문으로 남을 것입니다.
보조생식술의 성공과 발전을 통해 신의 영역의 베일을 살짝 들춘것처럼요.
난임의 수많은 턱을 이야기하기에 앞서 이끄는 글로
반복적 착상 장애와 서양의학적 접근에 대해 간단히 개괄했습니다.
이제 앞으로 이어지는 글을 통해 한의학으로 도움받을 수 있는 부분과,
저희가 좀더 깊이 이야기할 수 있는 주제들을
하나하나 풀어 나가보겠습니다.